2025년 12월 05일(금)

[신간] 여름에 내가 원한 것

여름의 매혹과 권태를 담아낸 서한나 작가의 신작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지금, 이 뜨거운 계절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책이 독자들을 찾아왔습니다.


첫 산문집 '사랑의 은어'로 "또래 중에 가장 말맛 있게 쓰는 작가"라는 평가를 받았던 서한나 작가의 신작 '여름에 내가 원한 것'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9791172133047.jpg사진 제공 = 한겨레출판사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여름의 불편함·작열하는 태양, 땀에 젖은 옷, 불쾌지수로 인한 짜증 대신, 여름이라는 계절이 가진 독특한 낭만과 매혹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서한나 작가는 여름을 "모든 것을 실제보다도 부풀리고 없는 것을 상상하며 현실이 뭐라도 되는 것처럼, 사라진 것이 내 곁에 어떤 식으로든 존재한다고 여기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지나간 여름의 사랑을 회상하거나, 돌아갈 수 없는 여름의 순간을 그리워하는 감정, 여름을 담은 음악과 영화를 반복해서 즐기는 행위가 바로 여름이 주는 매혹의 본질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여름, 권태와 매혹이 공존하는 계절


"무언가를 향한 안달복달과 그 후에 오는 소강상태는 이 계절의 것"이라는 작가의 표현은 여름이 가진 양면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추천한 고선경 시인은 "그는 나의 숨을 틀어막으러 온 게 틀림없다. 이제 내가 사랑한 여름의 장소마다 그가 서 있다"라고 표현했는데요, 이는 서한나 작가의 글이 독자들에게 미칠 강렬한 영향력을 암시합니다.


작가는 책을 집필하는 동안의 경험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짐승처럼 노래하는 사람의 음악을 들었다. 땀 흘리는 영화를 보았다. 테니스코트에서, 수영장에서. 동시에 서로를 원하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영화를 보았다." 그리고 덧붙입니다.


"나에게는 그런 것이 여름의 상태다. 권태와 매혹이 모두 하루에 있고, 한낮과 한밤중이 그렇게 다를 수 없다."


서한나 작가는 단순히 여름의 행복했던 순간을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시간을 살든 여름의 상태로 산다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여름에 관한 것이니만큼 온몸으로 노래하는 사람처럼, 왕중왕에게 덤볐다 처절하게 패배한 선수처럼 그렇게 쓰려고 했다"고 창작 의도를 전했습니다.


'여름에 내가 원한 것'은 단순한 계절 에세이를 넘어, 여름이라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복잡한 감정과 상태를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으로, 무더위에 지친 독자들에게 색다른 여름의 감각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