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신간] 도쿄 하이드어웨이

도시 속 지친 현대인을 위한 은신처, '도쿄 하이드어웨이'


복잡하고 때로는 가혹한 도시 생활 속에서 잠시 숨을 돌릴 나만의 은신처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일본 작가 후루우치 가즈에의 신작 '도쿄 하이드어웨이'는 바로 그런 현대인의 마음을 섬세하게 포착한 작품이다.


9791168342859.jpg사진 제공 = 인플루엔셜


지난 2010년 데뷔 이후 장르와 독자층을 넘나들며 일상의 온기를 담은 작품을 꾸준히 선보여온 후루우치 가즈에는 이번 소설에서 도쿄의 빌딩숲 한가운데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도쿄의 IT 기업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를 중심으로 연결된 다양한 인물들이 각자의 은신처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작품은 일본 최대 서평 사이트 독서미터에서 지난 2024년 '가장 읽고 싶은 책' 1위로 선정되며 큰 주목을 받았다.


현대인의 다양한 고민을 담아낸 여섯 편의 연작


'도쿄 하이드어웨이'는 팬데믹 이후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겪고 있는 2020년대 도쿄를 배경으로 한다.


여섯 편의 연작 단편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빠르게 성장 중인 온라인 쇼핑몰 '파라다이스 게이트웨이'의 마케팅부를 중심으로 연결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회 초년생 MZ 세대부터 여러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중간 관리자, 거품경제 세대의 임원과 그 자녀 세대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현대 사회의 압박과 기대 속에서 자신만의 은신처를 찾아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도시 속 오아시스를 찾아서


작가는 특유의 따뜻한 시선과 섬세한 묘사로 다양한 세대와 성별, 사회적 위치에 있는 인물들의 내면을 그려낸다.


유능하지만 젊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채용에서 밀린 도모카, '잃어버린 세대'로서 치열하게 살아남은 에리카, 거품경제 세대의 이사 미쓰히코 등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인물들의 시선이 교차되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단면을 보여준다.


이들이 마주하는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직장 내 갈등과 집단 따돌림, 가족 문제, 온라인상의 악플과 '캔슬 컬처', 우울증과 불면증 등 현대인이 겪는 다양한 고민과 상처가 세밀하게 묘사된다.


플라네타륨, 미술관, 수족관 등 도쿄에 실제 존재하는 장소들은 단순한 배경을 넘어 주인공들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모색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그려진다.


 '도쿄 하이드어웨이'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