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6월 17일(화)

[신간] 나는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안다

소크라테스의 철학, 시대를 초월한 지혜의 힘


2500년이 지난 지금도 소크라테스의 철학은 여전히 '철학 필독서'로 남아 있다. 


그는 한 글자도 직접 남기지 않았지만, 그의 삶과 사상은 후대 철학자들에 의해 전승되어 서양 철학의 근간이 됐다. "철학의 아버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으로 불리는 그의 영향력은 깊고 광대하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페이지2북스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나에게 소크라테스와 한끼 식사를 할 기회를 준다면, 애플이 가진 모든 기술과 바꾸겠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소크라테스가 시대를 초월해 존경받는 이유는 단순히 그의 사상이 위대해서가 아니다. 그가 지식을 대하는 '태도'가 남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정한 지혜를 찾기 위해 저명한 정치가, 시인, 장인을 찾아가 배움을 구했고, '나는 내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겸허한 자세로 끊임없이 탐구했다.


이는 배움이 쌓일수록 자신이 남들보다 많이 알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시사한다. 진정한 지혜는 무언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래야 편견에 갇히지 않고,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며 열린 태도로 진리를 탐구할 수 있고, 바로 그때 더 깊고 단단한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수많은 명사가 소크라테스의 철학에서 영감을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크라테스를 떠올리면 흔히 '논증법'이나 '변증법' 같은 복잡한 개념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그의 철학은 본질적으로 대화 속에서 피어났다. 이 책은 어려운 이론 대신, 소크라테스가 실제로 나눈 대화와 그가 살아간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방법론 중 하나인 '산파술'은 상대방에게 질문을 던져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돕는 방식이다. 이는 현대 교육에서도 활용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비판적 사고와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을 키우는데 유용하다.


플라톤이 기록한 '대화편'은 소크라테스가 부당한 이유로 재판대에 오르고, 사형을 선고받아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그는 진리를 찾기 위해 끝없이 질문을 던졌고, 타인의 생각은 물론 자신의 신념조차도 끊임없이 의심하며 탐구했다. 그렇기에 죽음 앞에서도 오직 이성과 양심만을 따를 수 있었고, 어떤 말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는 신념을 가질 수 있었다.


그는 질문을 던지며 상대의 생각을 끌어냈고, 스스로 답을 찾도록 도왔다.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철학이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나는 올바르게 살고 있는가?' '무엇이 참된 행복인가?'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을까?' 이러한 깊이 있는 질문들은 지금 우리에게도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내 삶의 기준이 흔들리고 있다면, 소크라테스의 지혜를 통해 다시금 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