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지 않은 삶, 치매 예방에 긍정적 영향 미쳐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연구팀이 결혼 여부와 인지장애의 연관성을 조사한 결과,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것이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50~104세 성인 2만4107명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는 참가자들의 인지 상태를 매년 신경 심리학적 검사와 임상의 평가를 통해 추적 관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구 결과, 배우자를 잃었거나 이혼했거나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기혼자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혼자는 기혼자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40% 낮았다. 이미 경미한 인지 장애를 겪고 있던 참가자 중에서도 미혼 상태를 유지한 사람은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았으며, 평생 독신으로 산 사람들은 모든 경우 중에서 치매 위험이 가장 낮았다.
연구팀은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친구 및 이웃 등과 사회적 교류가 활발하고 더 자립적인 생활을 한다는 점이 인지 능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결혼은 구조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배우자를 돌보는 부담이나 배우자의 질병, 갈등이 지속되는 관계는 오히려 인지 회복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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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저자인 셀린 카라코세 박사는 "결혼 여부 자체보다 사회적 관계의 질, 심리적 안정감, 자율성을 충분히 누리는 지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결혼 상태보다는 개인의 삶의 질과 심리적 안정성이 치매 예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만성 스트레스가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키고 사멸을 유도해 치매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장성인 교수팀에 따르면 스트레스 강도가 높을수록 치매 위험도 비례적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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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치매 발병 위험이 1.78배 높았으며, 적응장애 환자는 1.32배, 급성 스트레스 환자는 1.20배 높았다.
이번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 '알츠하이머병과 치매'(Alzheimer's and Dementia)에 최근 게재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개인의 생활 방식과 정신 건강 관리가 노년기 인지 건강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