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19일(수)

23년 걸려 이룬 짧지만 가장 행복했던 3년... 구준엽 사별에 재조명된 러브스토리

인사이트Instagram 'hsushiyuan'


대만의 유명 배우이자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서희원(쉬시위안)이 독감에 이은 급성 폐렴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8세.


지난 3일 대만 중앙통신(CNA)과 자유시보 등 현지 언론은 서희원의 사망 소식을 공식 확인했다. 여동생 서희제(쉬시디)는 에이전트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설 연휴에 일본으로 가족 여행을 왔는데, 내가 가장 사랑하고 착한 언니 바비 쉬가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렸고 폐렴으로 이어져 불행히도 우리 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서희제는 "이번 생에서 그의 여동생으로 살며 서로를 돌보고 함께한 것에 감사하다. 나는 영원히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사랑한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인사이트약 20년 전 구준엽과 서희원 / Weibo


구준엽은 2022년 첫사랑이었던 서희원과 혼인신고를 하고 법적 부부가 됐다.


두 사람은 1998년 약 2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졌으나, 서희원이 2021년 중국 사업가 왕소비와 이혼한 후 다시 연락하면서 22년 만에 재회했다.


구준엽은 지난해 SBS 예능프로그램 '돌싱포맨'에 출연해 직접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서희원의 이혼 소식을 듣고 용기를 내 전화했다. 안부만 전하려 했는데 전화를 딱 받더라"며 "첫 통화 때에는 별로 말이 없어서 안부만 묻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고 나서 또 전화하고 싶어서 안부 문자를 보냈다. 희원이가 그 문자를 보고 전화를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인사이트Instagram 'hsushiyuan'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두 사람은 극적인 결정을 내렸다. 구준엽은 "대만에 가는 법을 찾아봤더니 가족은 갈 수 있더라. 희원이한테 '우리 만나려면 결혼해야 해'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했더니 '그럼 우리 결혼하자 오빠'라고 했다"며 프러포즈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구준엽이 한국에서 혼인신고를 마치고 서희원을 만나러 가는 모습은 대만 방송으로 실시간 중계되기도 했다.


당시 구준엽은 "결혼을 몰래 하려고 했는데 우리나라 구청에서 소문이 났나보더라"며 "우리 매니저가 '형 결혼했어요?'라고 물었다. 때가 됐다고 생각해 SNS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SBS '신발벗고 돌싱포맨'


서희원이 2011년 대만판 '꽃보다 남자' 여주인공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었던 만큼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는 대만 현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구준엽과 서희원이 23년 만에 재회하는 영상 또한 많은 화제가 됐다.


두 사람의 재회 당시 서희원은 잠옷 차림이었는데, 구준엽은 "희원이는 저런 사람이다. 속임이 없고 내숭이 없는 소탈한 사람"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구준엽은 "아내가 내게 '땡스 투 메리미(Thanks to marry me)'라고 말할 때 가장 감동을 받는다. 남자가 좋은 여자를 만나면 배우는 게 많다고 하지 않나. 희원이랑 있다 보니 사랑을 많이 배운다"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인사이트Youtube 'VOGUE Taiwan'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보그 타이완'에 출연해 신혼 일상을 전하기도 했다.


당시 영상에서 서희원은 구준엽을 향해 "오빠는 성격이 정말 좋다"고 칭찬했으며, 이에 구준엽은 "솔직히 희원이가 나한테 너무 잘해주는데 내가 더 포옹력이 있으니까"라며 부부애를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뜨거운 사랑으로 다시 맺어진 두 사람에게 피할 수 없는 이별이 찾아왔다.


고(故) 서희원의 화장 절차는 일본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대만에서의 장례식 여부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남편 구준엽, 그리고 전남편 왕소비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10)과 아들(8)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