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이트는 병신년(丙申年) 설 명절을 앞두고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CJ, 롯데, 동원, 청정원 4곳의 명절 선물세트를 구매해 가격을 분석해봤다.
낱개로 샀을 때의 가격과 명절 선물세트로 구매했을 때의 가격을 비교해 독자에게 알려주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가격을 비교해 보니 세트로 샀을 때 포장 값 등을 감안하더라도 낱개로 샀을 때보다 더 저렴할 것이라는 상식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아래 CJ, 동원, 청정원, 롯데 각 세트의 구성 및 세트와 낱개 사이의 차액을 정리해봤다.
단, 대형마트에서 1개씩 판매하지 않는 낱개 제품들은 부득이하게 2~3개 묶음 제품 가격으로 비교했다.
1. 'CJ 특별한선택 풍성한 1호'

통조림 햄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스팸과 연어캔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알래스카연어, 식용유 다음으로 싸다는 카놀라유로 구성됐다.
눕혀놓아 높이가 눈에 보이는 스팸은 큰 용량을, 세워놓아 높이를 알 수 없는 스팸은 작은 용량을 쓰는 꼼수(?)를 발휘했다.

스팸 클래식 200gX4개+120gX4개=128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당 163원으로 계산하면 2만864원 / CJ알래스카연어 100gX2=20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당 182원으로 계산하면 3천640원 / 백설 카놀라유 500mlX2=1000ml, 개별 상품 가격인 100ml당 710원으로 계산하면 7천100원.
세트 가격은 4만2천800원이지만 개별 상품 가격으로 계산하면 총 3만1천604원으로 세트가 1만1,196원 더 비쌌다.
2. '동원튜나리챔 100-E호'

오로지 참치와 리챔으로 꽉 채운 단순하지만 알찬 구성이 돋보인다. 리챔 3개는 모두 눕혀놓아 그 크기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다.

라이트 스탠다드 참치 135gX12=1,620g, 개별 상품 가격인 2,280원으로 계산하면 2만7,360원 / 리챔 오리지널 200gX2+340gX1=74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당 179원으로 계산하면 1만3,246원.
세트 가격은 4만5천800원이지만 개별 상품 가격으로 계산하면 총 4만606원으로 세트가 5,194원 더 비쌌다.
3. '청정원 종합2호'

천일염부터 통조림 햄 두 종류까지 이번에 구입한 세트 중 가장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그만큼 이윤을 많이 남기지 않았을까 생각됐다.

카놀라유 500mlX2=1000ml, 개별 상품 가격인 10ml당 706원으로 계산하면 7,060원 / 우리팜델리 115gX2=23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당 191원으로 계산하면 4,393원 / 런천미트 190gX1+115gX2=42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 126원으로 계산하면 5,292원 / 통참깨참기름 160ml, 유사제품인 신송참기름 160ml은 4,780원 / 천일염가는소금 190g 개별 상품 가격인 100g당 396원으로 계산하면 752.4원.
세트 가격은 2만7천900원이지만 개별 상품 가격으로 계산하면 총 2만2,277원으로 세트가 5,623원 더 비쌌다.
4. '롯데 엔네이처 혼합 S5호'

웰빙을 내세운 로스팜과 이마트에서는 볼 수 없었던 롯데 카놀라유가 무려 3개나 들어있었다. 한 세트 안에 기름 3개는 그다지 센스 없는 구성처럼 느껴졌다.

로스팜 엔네이처 120gX6=720g, 개별 상품 가격인 10g당 88원으로 계산하면 6,336원 / 카놀라유 500mlX3=1500ml, 유사제품 백설 카놀라유의 가격인 100ml당 710원으로 계산하면 1만650원.
세트 가격은 2만7천800원이지만 개별 상품 가격으로 계산하면 총 1만6,986원으로 세트가 1만814원 더 비쌌다.

선물세트 4종을 전격 해부해본 결과, 세트 판매로 가장 큰 이윤을 남기는 곳은 'CJ'라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일부 행사 카드로 결제하면 20~30% 할인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계산해보니 네 곳 중 세 곳이 할인을 받아도 세트가 개별 제품보다 더 비쌌다.
즉 해당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선택권이 제한된 것이다.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바가지 가격에 구입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신용카드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실질적으로 비싸게 구매할 수밖에 없다"며 역차별이 아니냐고 분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니 대부분의 업체들이 "소비자들은 신용카드 할인을 통해 일정 부분 할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과도한 바가지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CJ 홍보팀 관계자는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세트와 개별 제품의 가격이 그 정도로 차이가 나는지는 모르고 있었다"면서 "설 선물세트는 인건비, 포장비, 디자인 비용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세트가 개별 제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입장을 들은 후에도 세트로 샀을 때는 개별 제품보다 할인해줘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아무리 공들여 만들었다 해도 포장비가 얼마나 되겠으며, 상식적으로 여러 제품을 한 번에 산다면 한 개만 살 때보다 저렴해야 하는 게 아닐까.
고마운 이에게 마음을 전하는 명절 선물세트이니만큼 주는 사람이 기분 좋게 구입할 수 있도록 가격이 합리적으로 책정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