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3일(일)

"지도자 명령에 복종한다"... 양궁엔 없는데 배드민턴에 있는 '국대 운영 지침'

양궁협회와 확연히 다른 배드민턴협회의 '국대 운영 지침'


안세영 / 뉴스1안세영 / 뉴스1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안세영이 시상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에 작심 발언을 쏟아낸 가운데 협회의 국가대표 운영 지침이 화제다.


지난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배드민턴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운영 지침'을 보고 제출받았다.


해당 지침은 선수들이 선수촌 안팎의 생활 및 훈련 과정에서 따라야 하는 규정으로 '지도자의 지시와 명령에 복종', '담당 지도자 허가 없이는 훈련 불참·훈련장 이탈 불가' 등이 적시돼있다.


이러한 지침은 어떠한 부당한 지도자의 지시라도 선수들이 따라야만 한다고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


김택규 대한배드민협회 회장 / 뉴스1김택규 대한배드민협회 회장 / 뉴스1


상명하복 엄격 군인들도 '상관의 직무상 명령'으로 한정


반면 대한양궁협회는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서 선수가 따라야 할 지도자의 지시를 '경기력 향상과 관련한 지시 사항 이행', '정당한 인권 및 안전 보호를 위한 지시 사항 이행' 등으로만 규정하고 있다.


심지어 강 의원에 따르면 상명하복이 엄격한 군인의 명령 복종 의무도 '상관의 직무상 명령'이라고 한정되어 있다. 


이와 관련해 강 의원은 "지도자의 모든 지시와 명령에 따라야 한다는 내용의 배드민턴 협회 조항은 시대착오적이자 반인권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드민턴협회도 안세영 선수와 진실 공방으로 다툴 것이 아니라 시대착오적이고 반인권적인 조항을 개정해 우수한 선수를 양성한다는 협회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재진 앞에 선 안세영 / 뉴스1취재진 앞에 선 안세영 / 뉴스1


앞서 지난 5일 안세영은 파리올림픽 금메달 시상식 직후 대표팀의 부상 관리와 훈련, 운영 방식, 의사결정 체계 등에 대해 시스템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배드민턴협회는 지난 7일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과정에서 안세영의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대회 참가 여부 의사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참가시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안세영 선수에게는 지난 2월부터 전담 트레이너를 지원해 부상의 관리와 회복을 도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