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5일(화)

적자 100억짜리 토스증권 1년만에 '100억 흑자' 만든 대표 정체...놀라운 '반전' 있었다

적자 허덕이던 토스증권, 이제 흑자...김승연 대표 부임 후 1년 만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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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실력을 갈고닦은 '베테랑'과도 같은 회사들이 파이를 나눠 갖고 있는 증권시장에 뛰어든 기업 '토스증권'. 모기업 토스의 영향력 아래 사뿐히 발을 들였지만, 원년(2021년) 쓴맛을 봤다. 2022년에는 영업적자가 무려 1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2023년 4월 김승연 현 대표가 부임한 뒤 혁신의 혁신을 거듭한 토스증권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눈부시게 줄였다. 100억원을 줄이며 적자는 4억원(당기순이익은 15억 3143만원 흑자)에 그쳤다.


김승연 대표의 역량과 직원 간 콜라보레이션이 빛을 발한 토스증권은 마침내 올해 영업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액 799억원, 영업이익 123억원(당기순이익은 119억원)이었다.


각각 전년 대비 61% 증가, 영업손실은 4억 원에서 흑자전환한 수치다. 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토스증권 출범 이후 첫 사례다. 출범 이후 실적 역시 역대 최대다.


인사이트사진제공=토스


토스증권의 변화는 단순 시장 상황으로 인한 이익이 결코 아니었다. 다른 증권사들과 다른 움직임을 가져간 김 대표의 판단력이 빛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대표는 사실 '금융인'이 아니다. 금융 회사가 가장 꺼리는 '비(非) 금융인 대표'다. 1980년생으로 매우 젊은 축에 속하는 그는 2003년 미국 컬럼비아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명공학 학사 학위를 딴 뒤 2007년에는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7년부터 구글에 몸담으며 유튜브 한국 론칭 마케팅을 담당했고, 2011년부터는 인모비 Vice President를 역임했다. 2015년부터 미탭스플러스 CEO를 지낸 뒤 2019년부터 토스증권 대표 부임 전까지 틱톡에서 한국과 동남아 지역 사업총괄 매니저(General Manager)를 지냈다.


모두 다 금융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기업들이다. 하지만 틱톡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인 동남아 지역의 GM을 맡아 글로벌에서 가장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토스증권 대표 부임 전 모두 '비(非) 금융기업'에서...'강점' 있었다 


그리고 2023년 4월, 김 대표는 토스증권 대표로 부임했다. 당시 김 신임 대표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토스증권이 현재까지 만들어 온 서비스들을 한 단계 고도화하는 동시에 팀에 새로운 영감과 비전을 제시해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추상적일 수 있는 이 목표·비전 제시 속 가장 분명한 것은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이라는 것이었다.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데다는 데 방점을 찍은 김 대표의 경영은 성공적이었다.


비 금융인만의 사고방식과 판단력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다른 증권사들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등의 영역에 올인할 때 리테일 브로커리지(위탁매매)에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기존 업계의 강자들이 선점한 시장에서 파이를 빼앗는 것보다 한 분야에서라도 강자가 되겠다는 의도였다.


인사이트김승연 대표 / 뉴스1


그의 인사이트는 통했고, 토스증권은 삼성증권·미래에셋·키움증권 등 기존 증권사들과의 해외주식 수수료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이는 올 1분기 실적이 말해준다.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지난 분기 대비 86% 폭증했다. 역대 최고치였다.


지난 6월 기준 토스증권 이용자는 610만명이다.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약 320만 명이다. 아직은 그래도 해외주식 매매시장 점유율 4위지만, 미래가 더 밝다. 데이터 상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 중이다.


올해 큰 이변이 없다면 연간 기준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되는 토스증권은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웹트레이딩시스템(WTS)과 해외 채권투자, 파생상품 등을 통해 금융시장 파이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시장 판도 바꿀 변화 도입해...UI·UX에 민감한 젊은 세대 유인 중


전날(18일) 기존의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WTS(웹 트레이딩 시스템)로 확장한 서비스를 출시한 것도 이 포부의 일환이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연동이 가능한 WTS 출시로 젊은 투자 세대를 끌어 모으겠다는 전략이다. UI·UX에 민감한 젊은 세대를 유인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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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는 "앞으로 투자의 외연을 확장해 토스증권 고객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라며 "혁신적인 금융상품 출시를 통해 토스증권을 리테일 부문 1위로 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토스증권을 1년 만에 완전히 탈바꿈시킨 김 대표의 성공이 앞으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편 토스증권은 7월7일 글로벌 데이터 보안표준인 ‘PCI-DSS(Payment Card Industry Data Security Standard)’ 인증을 취득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PCI-DSS 인증을 취득한 곳은 토스증권이 최초다.


PCI-DSS는 지불 결제 산업의 정보 보호, 정보 유출을 방지할 목적으로 만든 금융에 특화된 글로벌 보안표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의 권위를 가졌다.


이 같은 토스증권의 움직임은 세간에서 제기되는 대표가 '틱톡 출신'이라는, 보안에 있어 '잠재적 불안요소'라는 지적을 말끔히 씻기에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