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의 작심발언에 답답함 토로한 이천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42)가 후배 선수 박주호의 내부고발 사건에 대해 "혼자 싸우는 거다. 선배들이 못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 [이천수]'를 통해 '아 진짜 왜들 그러냐"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이천수는 "솔직히 백날 얘기하면 뭐 하냐. 얘기해도 하나도 바뀌지 않는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는 축구협회가 홍명보 울산HD 감독을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한 것을 두고 한 말인 것으로 추측된다.
이어 그는 "나는 그동안 (축협) 회장이 누구 하나 픽을 해 놓고 (감독을) 뽑았다고 해도 믿지 않았다.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만들어진 내용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죽하면 박주호가 나섰겠냐, 선배들이 못났다"
자신이 홍명보 감독의 선임 소식을 미리 알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내가 협회랑 사이가 이렇게 안 좋은데, 나는 지금 축구계 왕따"라며 "누가 나한테 얘기해주냐. 돌아가는 느낌이 국내 감독이 오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축협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의 내부 고발에 대해서도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천수는 "선배들이 못났다. 축구인들이 좀 멋있게 늙어야 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냐)"고 했다.
이어 "난 주호한테 미안하다"며 "그런 일들은 선배들이 해줘야지. 후배들이 하고 있으니 얼마나 선배들이 못난 것이냐"라고 소신 발언했다. 그러면서 "후배가 내부 고발까지 한 건데 주호도 엄청 힘들어질 거다. 제2의 이천수 될 것"이라며 "어떤 일 있으면 또 목소리 내달라고 할 거고, 축구계에 정착을 못 할 거다. 제2의 이천수가 되는 게 좋겠나? 나랑 상의했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영상에서 이천수는 축구계를 '꼰대 문화'라고 꼬집기도 했다. 울산 팬들의 실망감에 대해서는 "울산 얘기는 조심스럽다. 협회에서 잘하고 있던 감독에게 연락한 것 자체도 실수다. 그건 우습게 본 거다. '울산보다는 우리가 위다'라는 생각을 가진 것 같다"면서 "명보 형이 그걸 준비하면서 팬들한테 절대 가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땐 가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 한숨만 나온다"고 밝혔다.
한편 박주호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직 사퇴 입장을 밝히며 국가대표 차기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폭로했다. 제시 마시 등 자신이 소개한 감독에 대해 대한축구협회가 제대로 알지 못했고 협상조차 갖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박 위원은 녹화 도중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는 소식을 접했는데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고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며 "그중에는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