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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포탄 날아와도 배움 안 멈춰"...선배 의사 이길여, 의대생 복귀 호소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YouTube '가천대학교'

YouTube '가천대학교'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국 의과대학 학생들이 수업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길여 가천대학교 총장이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에게 학교로 돌아오라고 호소했다. 


8일 이길여(92) 가천대 총장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사랑하고 사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 총장은 "나에겐 여러분들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랑스럽고 사랑하는 자식들"이라 "나의 아들, 딸들이 열심히 공부하고 수련을 받아 우리나라 의료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것은 내 생애 가장 큰 보람이자 행복이었는데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다. 


인사이트가천대 홈페이지 


그는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니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며 과거 자신의 힘들었던 학창 시절을 언급했다. 


그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쟁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며 "나와 같이 공부하던 남학생들은 6.25 전쟁 시 학도병으로 나갔다 돌아오지 못했다. 나는 그들에게 빚이 있고, 그들 몫까지 다해야 한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다른 사람의 희생이 있기에 의사가 될 수 있었고 그 책임을 다하는 것이 나의 사명"라며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에겐 미래가 있기 때문에 책을 놓지 않았다"고 했다.


가천대학교 홈페이지

가천대학교 홈페이지


그러면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 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테니 그것을 믿고 여러분은 이럴 때일수록 학업이라는 본부에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라며 "여러분과 캠퍼스에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며 글을 마쳤다. 


뉴스1 


올해 92세인 이 총장은 1957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이다. 그는 의대 졸업 후 선진 의료를 배우기 위해 유학길에 올랐다. 당시 유학을 가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한국의 환자들에게 선진 의료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4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이길여 산부인과를 열고 돈이 없어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들을 위해 '보증금 없는 병원'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 총장은 1978년 300병상 종합병원인 '의료법인 인천길병원'을 출범 시켰다. 이후  '인재 양성이 곧 애국'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나 같은 의사, 가슴이 따듯한 의사'를 키우기 위해 1997년 국내 41번째로 '가천의과대학교'를 설립해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