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버킨백 팔려고 다른 제품 사실상 강매 의혹...소송 당해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브랜드'로 꼽히는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집단 소송을 당했다.

켈리백과 함께 에르메스 가방의 양대 산맥을 이루는 '버킨백'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구매해 실적을 쌓도록 사실상 강요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에르메스는 현재 버킨백을 포함한 인기 제품 라인들의 판매를 '자사 제품 구매에 일정한 실적을 쌓은 이들'로 제한하는 방침을 두고 있다.

버킨백을 구매할 금액이 있더라도 에르메스에서 다른 제품들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자격미달'로 버킨백을 구매할 수 없는 것이다.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20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의 소비자 두 명이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서 에르메스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에르메스가 버킨백 구매를 원하는 이들에게 신발, 스카프, 주얼리 등 기타 품목들의 구매를 강요하며 '독점금지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고는 "에르메스는 버킨백을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소비자에게만 개인 공간에서 버킨백을 보여준다"며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시키는 에르메스 방침을 꼬집었다.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원고 중 한명인 티나 카발레리씨는 버킨백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불필요한 에르메스의 기타 제품들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그는 에르메스에 수천 달러를 써서 버킨백 '접근권'을 얻게됐지만, 에르메스로부터 "우리 사업을 지속해서 지원해 준 고객에게 가방이 판매됐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어 "판매원들은 버킨백에 대한 판매 수수료를 받지 않는 대신, 버킨백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에게 부수적인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수단으로 버킨백을 활용하라는 지시를 받는다"고 주장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원고는 에르메스 측에 금전적인 손해배상과 버킨백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 다른 제품을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했던 기존의 관행을 바꾸도록 하는 법원 명령을 요구했다.

한편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 소송은 버킨백 '접근권'을 얻기 위해 에르메스의 다른 제품들을 구매했거나, 구매를 요청받았던 수천 명의 미국 소비자들을 대신해 제기됐다.

영국 출신의 유명 가수 겸 배우 故 제인 버킨의 이름을 따 만들어진 버킨백은 매장가 9천 ~ 15만 파운드(약 1천500만 ~ 2억 6천만 원)를 웃돈다. 구매에 제한이 있는 만큼 중고 시장에서는 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