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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잃어버려 멘붕온 연세대 중국인 유학생한테 자기 '나라사랑 체크카드' 준 편의점 알바생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곤경에 처한 연세대학교 중국인 유학생에게 선뜻 체크카드를 건넨 사연이 공개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택시에 휴대전화를 두고 내려 돈이 없는 연세대학교 중국인 유학생에게 선뜻 체크카드를 건넨 훈훈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르는 사람에게 체크카드를 줘버렸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자신이 서울 마포구 한 편의점에서 일한다고 소개했다. A씨는 "전날 오후 11시에 편의점에 출근해 일하던 중 갑자기 세상 잃은 표정으로 울먹거리는 아시아계 여성이 노트북을 들고 들어와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여성은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 B씨였다. 사연을 들어보니 B씨가 택시에 휴대전화를 두고 내렸던 것이다.


인사이트A씨가 받은 선물 /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고, 택시 기사가 받았다.


A씨는 기사에게 "사례할 테니 편의점까지 와 달라"고 요청했으나 기사는 "일하는 중인데 멀어서 올 수는 없고 퇴근할 때 양천구 지구대에 맡기겠다"고 답했다.


이를 들은 A씨는 번역기를 사용해 B씨에게 "내일 양천구 지구대로 가서 휴대전화를 찾아라"고 알려줬다. 그런데 B씨는 돈은 물론이고 당장 교통 카드조차 없어 다음날 학교 수업에도 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난감해했다.


A씨는 순간적으로 '한국 이미지 좋게 만들자'는 생각이 들어 병역판정검사 때 발급받은 나라사랑카드를 B씨에게 건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초면의 외국인 유학생에게 선뜻 선심을 베푼 것이다. A씨가 건넨 카드는 교통 카드와 체크 카드 기능이 포함돼 있었다.


A씨는 B씨를 카카오톡 친구로 추가한 다음 "일단 집에 가 푹 자고, 내일 내가 준 카드를 들고 학교에 가고, 수업 끝난 후에는 양천구 지구대로 가서 휴대전화를 찾은 뒤 내게 사용한 금액을 지불하라"고 설명하며 종이에 적어줬다.


그는 '내 카드에 5만 원밖에 없어 털려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느긋하게 마음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그가 베푼 호의는 며칠 후 따뜻한 선물과 편지로 돌아왔다.


A씨는 이튿날 오전 B씨에게서 "휴대전화를 찾았다"면서 "카드를 어떻게 돌려줘야 하냐"는 카톡 메시지를 받았다. A씨는 "오늘 오후 11시에 편의점에 가니 그때 와 달라"고 했고 여성은 "어제 진짜 감사했다"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A씨는 "나중에 고국 돌아가 한국 사람이 이런 상황을 겪고 있으면 도와주라"고 이야기했고 B씨는 흔쾌히 "네"라고 답했다.


인사이트B씨가 쓴 편지 / 온라인 커뮤니티


이후 편의 점을 찾은 B씨는 자신이 이용한 2만 5000원과 직접 쓴 편지, 연세대학교 마스코트 인형을 감사의 의미로 건넸다.


B씨가 건넨 손 편지에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삐뚤삐뚤하게 적혀있었다. 편지에는 "도움에 아주 감사하다. 외국인 이것 때문에 마음이 너무 따뜻해요"라며 "호의를 기억하겠다"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A씨의 훈훈한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따뜻한 학생 따뜻한 사람", "마음이 따뜻해지네. 서로에 대한 혐오가 넘쳐 나는 요즘 조금이나마 서로를 이해하고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간만에 훈훈한 사연", "중국에 돌아가서 한국인 어려울 때 도우라는 말이 진짜 감동이다"라며 A씨의 행동을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