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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2개 끓여주니 울더라고.." 한강에 스스로 뛰어든 학생 구조한 어부가 떠올린 '그날'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살기 위해 부표를 잡고 7시간을 표류했던 17세 고교생을 구조한 어부가 '그날의 현장'을 떠올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아내가 끓여준 라면을 2개나 먹더니 계속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리더라"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살기 위해 부표를 잡고 7시간을 표류했던 17세 고교생을 구조한 어부가 '그날의 현장'을 떠올리며 한 말이다.


지난 18일 한국일보는 고교생을 구조한 어부 김홍석씨와 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보도했다.


앞서 김씨는 16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강 하류에서 스티로폼 부표를 붙잡고 사투를 벌이던 고등학생 A군을 구조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가 최초 A군을 구조했을 당시, A군은 저체온증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의식이 없고 입술이 파랗게 변한 상태였다.


고등학생이라고는 해도 이미 체구는 성인처럼 건장했던 A군을 물에서 끌어올리는 건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김씨는 배높이가 가장 낮은 측면으로 뱃머리를 돌려 겨우 A군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김씨는 A군을 배에 올려 태운 뒤 곧바로 어민쉼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힌 뒤 난로를 피워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줬다.


인사이트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 김홍석씨(65) / 뉴스1


이후 A군이 깨어나자 주린 배를 달래주기 위해 라면을 끓여줬다. 김씨는 "학생이 아내가 끓여준 라면을 2개나 먹더니 연신 '고맙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리더라"라고 말했다.


시민들은 고작 라면 2개로 크게 감동을 하는 A군을 보면서 "그동안 누군가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픔이 너무도 컸나 보다"라며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A군은 지난 16일 오후 10시께 가양대교에서 한강으로 스스로 몸을 던졌다.


인사이트경기 고양시 행주어촌계 어민 김홍석씨(65) / 뉴스1


구조 뒤 그는 "부모님이 이혼을 했고 현재 청소년 쉼터 같은 곳에서 지낸다. 사는 게 힘들어 죽으려 했다"라고 밝혔다.


김씨는 한강 하구에서 30년 넘도록 어부 일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해양구조협회 행주구조대 대원으로 평소 인명구조와 변사체 수습 활동을 해왔다.


김씨는 A군을 구조하고 긴급조치를 한 데 이어 차비를 하라며 용돈을 쥐어주기도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