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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과 '식사'할 때 두근거리고 식은땀 난다면 지금 바로 심리치료 받아야 한다

최근 일본의 한 방송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이상 증세를 보였다는 한 기상 캐스터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요즘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콜 포비아', 즉 전화 공포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전화 공포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은 문자나 DM, 카톡 등으로 연락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해져 전화를 걸고 받는 것이 불편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최근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온라인 미디어 카칼롭(Carkalop)에 따르면 15일 방송된 일본 닛폰테레비 '아리요시의! 모두가 만지지는 않지만 정말 듣고 싶은 이야기(有吉の!みんなは触れてこないけどホントは聞いてほしい話)'에 기상 캐스터 고바야시 마사오(小林正壽)가 출연해 식사 공포증을 겪었던 경험을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인사이트고바야시 마사오 / 日本テレビ '有吉の!みんなは触れてこないけどホントは聞いてほしい話'


'식사 공포증'이란 사회공포증(대인공포증)의 일종으로 '회식 공포증'이라고도 불린다.


다른 사람과 식사를 하거나 사람이 많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마다 호흡 곤란, 손발 떨림, 식은땀, 메스꺼움, 현기증, 두근거림, 소화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마사오 역시 이런 증상을 겪어 일상생활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심지어 가족이나 친구와 식사를 하는 것조차 힘들어 늘 혼자 밥을 먹어야 했다고 한다.


인사이트日本テレビ '有吉の!みんなは触れてこないけどホントは聞いてほしい話'


마사오는 "가족들과 외식을 할 때 홀로 빠져나와 가게 밖에서 산책을 하기도 했으며, 부득이하게 다른 사람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됐을 때는 머릿속으로 끊임없이 야구 응원가를 부르며 노력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대학에 다닐 때도 학생 식당에 가면 친구들이 와서 같이 앉게 될까 두려워 걸어 다니면서 밥을 먹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교원 면허 시험을 준비해 인턴 기간 동안 아이들과 점심을 먹어야 했는데 선생님으로서 다 먹어야 한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식사 공포증 때문에 먹지 못해 교사가 되는 것을 포기했다"라고 말해 패널들을 놀라게 했다.


인사이트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른 회식 공포증(식사 공포증) / Twitter


방송 이후 트위터 등 SNS에서는 비슷한 증상을 겪고 있다는 누리꾼들의 반응이 쏟아졌다.


'식사 공포증'이 일본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마사오는 식사 공포증 증상을 겪을 당시 이에 대해 알지 못해 뒤늦게 정신과 의사를 만난 뒤 식사 공포증임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그는 매번 약을 먹고 회식 등에 참여했으며 차차 나아져 현재는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렇게 8년간의 긴 싸움 끝에 그는 식사 공포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실제로 최근 식사 공포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2017년 '식사공포증지원협회'가 설립되기도 했다.


협회에 따르면 식사 공포증과 관련해 연간 1,000여 건이 넘는 상담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식사 공포증을 호소하는 연령층은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30대, 1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대부분이 어린 시절 잔반을 남기면 안된다는 어른들의 강요로 인해 트라우마가 생겨 식사 공포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식사공포증지원협회 설립자 야마구치 겐타는 "'음식을 남겨도 괜찮다'라는 생각과 '사람들 앞에서 실수해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마음속으로 되풀이하면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하루 30~40분의 가벼운 운동도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