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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간 잘못 알려져 있던 베토벤의 사망 원인...드디어 진실 밝혀졌다

과학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DNA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베토벤의 DNA도 해독할 수 있게 됐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수많은 불후의 명작을 남긴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 그는 청력을 잃고 건강이 급격히 안 좋아지더니 그 뒤로 한 번도 일어나지 못하고 결국 1872년, 57세의 나이에 짧은 생을 마감했다.


베토벤의 사망 원인은 약 200년 동안 '납중독'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23일(현지 시간)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독일 막스플랑크 진회인류학연구소의 요하네스 크라우스(Johannes Krause) 교수와 벨기에 뢰번 가톨릭대의 투마스 키비실드(Toomas Kivisild) 교수 연구진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이들은 베토벤의 청력상실의 원인을 밝히는 것을 목표로 그의 머리카락에서 나온 유전자가 담긴 DNA를 추출해 분석했다.


인사이트베토벤의 머리카락 / YouTube 'Cambridge University'


그동안 여러 차례 베토벤의 머리카락과 두개골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하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 과학 기술의 엄청난 발전으로 DNA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베토벤의 DNA도 해독할 수 있게 됐다.


연구진은 먼저 베토벤의 머리카락으로 알려진 시료 8점에서 유전물질을 추출해 분석, 그 중 5점만이 진짜 베토벤의 머리카락으로 확인 됐다.


연구진은 이 머리카락에서 유전자에서 질병과 관련된 부분을 조사했다.


인사이트베토벤의 머리카락에서 DNA를 추출하는 연구진 / YouTube 'Cambridge University'


그 결과 베토벤의 DNA에는 PNPLA3 변이 유전자가 있었다. 이 유전자는 간경변과 관련 있다. 


이 외에도 유전적 혈색소증을 유발하는 HFE 변이 유전자도 발견했다. 혈색소증은 유전적인 원인으로 음식을 통해 섭취한 철이 너무 많이 흡수되는 질환이다. 철이 과도하게 축적되면 간과 심장, 췌장이 손상될 수 있다.


연구진은 "기록에 따르면 베토벤은 술을 많이 마셨으며, 특히 죽기 직전에 더 과음했다"며 "과도한 음주가 간 손상을 더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YouTube 'Cambridge University'


또한 베토벤의 DNA에서는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유전자도 나왔다. 다만 베토벤이 언제 어떻게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베토벤의 몸에 잠복하고 있다가 죽기 몇 달 전 다시 활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베토벤의 병세를 담은 기록과도 일치한다. 그는 1826년 12월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황달이 생기고 팔다리가 부풀어 올랐다. 이는 모두 간이 손상됐을 때 나타나는 증세로 알려져 있다.


즉 유전적 요인과 과도한 음주, 간염 바이러스 감염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간이 손상됐다는 것이다.


인사이트YouTube 'Cambridge University'


과학계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높게 평가하고 있다.


다만 원래 목표였던 청력 상실의 원인은 밝히지 못했다. 


연구진은 자가면역질환인 루푸스의 발병 위험이 유전적으로 높게 나온 것에 주목했지만 루푸스에 걸렸다고 해서 모두가 청력을 잃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단정짓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