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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번 남친 어깨에 바르면 정자 수 감소시키는 '남성용 피임 젤', 400쌍 커플이 직접 시험해봤다

2019년부터 시작된 남성용 피임 젤 임상시험 중간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바르기만 하면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피임젤의 시험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에든버러 대학 생식 건강 센터(University of Edinburgh's Centre for Reproductive Health)의 공동 책임자인 리차드 앤더슨(Richard Anderson) 교수가 진행한 임상 시험 결과를 전했다.


앞서 2019년 남성용 피임 젤이 개발돼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인사이트DailyMail


이 피임 젤은 '세게스테론 아세테이트'라는 프로제스틴 성분이 함유된 네스토론에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을 섞은 것으로 어깨와 등, 팔 등에 바르면 피부를 통해 체내에 흡수된다.


이 젤에 함유된 프로제스틴은 체내에 흡수되면 고환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생산을 차단, 정자 수를 감소시킨다.


네스토론은 경구 투여로는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테스토스테론은 알약으로 투여하면 체내에 하루밖에 머물지 못하지만, 젤 형태로 피부를 통해 흡수시키면 두 호르몬 모두 효과가 높고 오래간다고 한다.


피임 젤에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을 넣은 이유는 피임 젤의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성욕 감퇴, 근육 손실 등을 막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이트임상 시험에 자원한 한 커플 / Matthew Pover


앤더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따르면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케냐, 짐바브웨, 칠레, 미국에서 400쌍 커플이 임상 시험에 자원했다.


이들은 18세~34세 사이의 여성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남성들로 2년 동안 연구팀은 이들과 시험을 진행했다.


여성들이 피임약을 매일 먹는 것처럼, 남성들은 네스토론 또는 NES/T라고 불리는 혈청 젤을 윗 팔과 어깨, 가슴에 하루에 한 번씩 매일 발라줬다.


그리고 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이후 두 시간 동안 샤워를 하지 말라고 했지만, 호르몬 수치를 위해 파트너와 신체적으로 접촉하기 전 그 부분을 씻어내게 했다.


비교를 위해 정상 수치의 정자 수를 밀리리터 당 최소 1,500만 개로 정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커플들은 젤만으로 피임을 해야 했다.


그 결과 3~4개월에 걸쳐 남성의 정자 수는 밀리리터 당 백만 개 아래로 떨어졌으며 놀라운 피임 효과를 보였다.


일부 임상시험 참가자에서 성욕 감소, 여드름 발생,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 체중 증가 등의 부작용이 보고됐으나 심각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시험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사실 피임젤의 효과에 약간 놀랐다"라고 전했다.


현재 연구팀은 10년 안에 남성용 피임 젤이 시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당 피임약은 사용이 매우 간편하며 사용 후에도 생식 능력에 영향을 주지 않아 상업화된다면 첫 남성용 피임약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나온 피임 약물은 모두 여성용이었다.


남성의 경우 피임을 하려면 정관수술, 콘돔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연구팀은 "매일 젤을 바른다는 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것은 여성들이 수십 년 동안 해온 것이다. 20대 초반에서 중반 사이 비교적 젊은 커플이 많이 시험에 참여했다는 것은 정말 고무적인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시험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 국립 아동 보건 및 인간 개발 연구소는 몇 달 안에 시험의 중간 데이터를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