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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떨어진 일본인 구하다 숨진 한국인 청년 22년째 추모하는 일본

일본 도쿄 JR 신오쿠보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숨진 이수현 씨의 22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인사이트YouTube 'KTV국민방송'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일본 도쿄 JR 신오쿠보역에서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숨진 이수현 씨의 22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지난 26일 일본에서는 전철역 선로에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려다가 목숨을 잃은 의인 이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고려대 재학생이던 이씨는 일본에서 어학연수 중이던 2001년 1월 26일 도쿄 신오쿠보역 선로에 취객이 떨어진 것을 보고 일본인 세키네 시로 씨와 함께 사고자를 구조하려다가 목숨을 잃었다. 


당시 이씨의 나이는 28살이었다. 사고자 구조를 포기하면 살 수도 있었으나 이씨는 끝까지 구조를 포기하지 않다가 사고를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2년이 흘렀지만 일본 사람들은 이씨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고 추모를 이어오고 있다. 


이씨의 어머니도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 매년 추모식에 참석했던 어머니는 코로나19로 인해 도쿄를 찾지 못하다가 이번 기일을 맞아 2년 만에 도쿄를 찾았다. 


이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숨을 거뒀던 지하철 플랫폼에서 "항상 여기 설 때마다 그때가 생각나곤 한다"며 "그래도 여기를 찾을 때마다 수현이가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떨리기도 한다"고 했다. 


인사이트지난 2022년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거행된 이수현씨 추모식 / 뉴스1


이어 "이렇게 차가운 날씨에 아는 사람도 없는 데에서 우리 아이가 그렇게 됐다"며 "지금도 젊은 학생들을 보면 우리 아들도 저렇게 바쁘게 뛰어다녔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젊은이들이 사는 세상은 평화롭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일본에 대한 고마움도 밝혔다. 이씨의 어머니는 "장학회를 비롯해 많은 일본 분들이 슬퍼하지 않도록 용기를 줬다"며 "힘도 없고 아는 것도 없지만 아들이 남긴 말들을 숙제처럼 여기고 힘닿는 데까지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사이트부산 동래구 동래중학교 교정에 건립된 이수현씨 추모비 / 뉴스1


이씨는 생전에 '(한일) 양국 우호의 1인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일본의 코리안타운인 신오쿠보는 K팝 등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은 젊은 일본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이날 추모식은 신주쿠상인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윤덕민 주일한국대사도 참석해 고인을 추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