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 브론즈 등급인 왕초보 조카가 '대리게임' 뛰어달라고 하자 플래티넘 삼촌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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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롤 시작한 조카의 카톡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삼촌, 나 두시간 걸리는데 삼촌도 롤 해요?"

추석 연휴 시작이었던 지난 9일, 오랜만에 꿀 같은 연휴의 느긋함을 즐기던 삼촌에게 조카의 카톡이 날아왔다. 

삼촌이 "응, 하지 왜?"라고 답하자 조카는 등급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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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티넘이란 삼촌의 말에 조카는 "저 레벨 32인데.. 랭크 무서워서 안 해봤는데 같이 듀오 해주세요"라는 제안을 해왔다.

삼촌은 조카의 제안을 거절했다. 플래티넘인 자신이 브론즈에서 하면 게임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조카는 다른 제안을 해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조선 '엉클'

"그럼 삼촌 제 아이디로 한 판만 해주세요. 구경할게요"

삼촌이 이 역시 거절하자 조카는 "삼촌 솔직히 저보다 롤 못 하쥬?"라며 도발을 해왔고, 삼촌은 "응~ 허접이라 듀오 못 해주겠는데"라고 답했다. 

약 7분간 이어진 이 대화 끝에 조카의 대답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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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대화 내용을 공개한 삼촌은 조카가 삐진 것 같다면서 "듀오 해줘야겠지?"라고 했다. 

이후 그는 "미리 몇 판 손 풀러가야 해서 질문 못 받는다"는 말을 남겼다. 

같이 게임을 하자고 조르는 귀여운 조카의 모습에 삼촌은 꿀같은 휴식 대신 피곤하더라도 조카와 놀아주는 쪽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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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사이에서 게임 '롤'의 인기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뽀뽀 마렵네", "내 조카는 언제 커서 같이 롤하지?", "이겨서 삼촌의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삼촌에 따르면 조카의 나이는 초등학교 4학년이다. 이제 막 10대에 접어든 나이인데 실제로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롤의 인기는 뜨겁다. 

지난해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가 LCK 시청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35.9%가 중학생부터 대학원생이었다. 

게임 리그오브레전드

LCK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23세였고, 29세까지의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LCK 신규 시청자들이 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시점은 최근 3년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32.7%였으며 이 중에서 10대(53.5%)의 유입이 가장 컸다.

이들 대부분은 친구 또는 지인의 추천, 유튜브 관련 영상 등을 통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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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촌들의 명절 검색어 '조카와 놀아주는 방법'

삼촌들 사이에서 추석 등 명절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이른바 '조카몬'의 출현으로 예상치 못한 스트레스와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 사연 속 삼촌에게 롤을 해달라는 조카는 귀여운 수준이다. 

삼촌이 만든 피규어나 프라모델, 레고, 화폐를 가지고 싶다고 조르거나 부수는 경우, 게임기나 컴퓨터를 양보했다가 고장 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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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업난과 고물가로 어려움에 처한 전국의 삼촌들은 이번 추석이 결코 달갑지만은 않다. 

"대입 준비는 잘 돼가니?", "올해는 취업하지?", "결혼은 언제 하니?" 등 명절 덕담이라며 어른들이 던지는 한마디에 상처받는다. 

이런 와중에 조카까지 귀찮게 하거나 자신의 물건을 부순다면 그 심정이야말로 헤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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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조카몬들을 조련하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이불로 집을 지어주거나 침대 위에 보물을 숨겨둔 뒤 스스로 누워있는 악어가 되고, 조카들이 악어를 피해 보물을 찾게 하는 놀이 등이다. 

놀이터에 데리고 나가거나 슈퍼에서 원하는 간식을 사주는 것 또한 조카와 시간을 보내는 방법으로 이야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