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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설강화' 역사 왜곡 논란,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번졌다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이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JTBC '설강화'에 대한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했다.

인사이트JTBC '설강화'


[인사이트] 정현태 기자 =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에 대해 청년단체가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기로 예고했다.


지난 20일 청년단체 세계시민선언은 입장문을 통해 "오는 22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JTBC '설강화'에 대해 상영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라고 밝혔다.


세계시민선언은 "민주항쟁을 힘겹게 이어나가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시민의 힘으로 군부독재를 타도한 역사를 가진 국가로 여겨지고 있다"라며 "그런 국가에서 오늘날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드라마 '설강화'가 버젓이 방영되고 OTT 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시민선언은 "'설강화'에서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 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안기부 소속의 남자 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해 적극적으로 미화하고 있다"라며 "간첩이 우리나라 내부에서 활약하며 민주화 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해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세계시민선언


세계시민선언은 이것이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자, 현재 진행 중인 군부독재 국가들에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시민선언은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고, 출연하는 스타의 편을 들고자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하게 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설강화'는 운동권으로 나오는 명문대생 임수호(정해인 분)가 알고 보니 북한에서 남파된 간첩이라는 설정으로 논란이 됐다.


누리꾼은 실제 안기부가 민주화운동을 하던 사람들을 고문하며 간첩이라는 누명을 씌웠다는 점과 이로 인해 억울하게 목숨까지 잃은 운동가들이 존재함을 이유로 '설강화'가 심각한 역사 왜곡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인사이트JTBC '설강화'


또 안기부 요원 캐릭터가 '정의롭고 대쪽같은 인물'로 소개된 것을 두고 안기부 미화 논란도 함께 불거졌다.


이에 대해 JTBC 측은 "민주화 운동을 다루는 드라마가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1980년대 군부정권 하에 간첩으로 몰려 부당하게 탄압받았던 캐릭터가 등장한다"라고 해명했다.


이 가운데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은 하루 만에 정부의 답변 기준인 서명자 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일부 시청자는 '설강화'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 목록을 공유해 불매 운동까지 나서고 있으며, 일부 업체는 협찬 및 제작 지원 취소 입장을 밝혔다.


인사이트JTBC '설강화'


다음은 세계시민선언이 전한 입장문 전문이다.


국가폭력 미화 드라마 '설강화'에 대해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합니다.


세계시민선언은 지난 2020년 창립돼 홍콩과 타이, 벨라루스, 미얀마 등 세계 각지의 민주항쟁을 지지하며 국가폭력범죄에 대한 반대 메시지를 강력히 내왔습니다.


민주항쟁을 힘겹게 이어나가고 있는 세계 각지에서 우리나라는 과거 시민의 힘으로 군부독재를 타도한 역사를 가진 국가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런 국가에서 오늘날 국가폭력을 미화하는 듯한 드라마 '설강화'가 버젓이 방영되고, 이가 OTT 서비스를 통해 해외로 수출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설강화'에서는 수많은 민주화 인사들을 이유없이 고문하고 살해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소속의 서브 남주인공을 우직한 열혈 공무원으로 묘사하며 안기부를 적극적으로 미화하고 있으며, 간첩이 우리나라 내부에서 활약하며 민주화인사로 오해받는 장면을 삽입하여 과거 안기부가 민주항쟁을 탄압할 당시 '간첩 척결'을 내걸었던 것을 옹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군부독재에 온몸으로 맞서던 이들에 대한 명백한 모독이자, 현재진행 중인 군부독재 국가들에 자칫하면 세월이 지나면 자신들의 국가폭력 또한 미화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매우 위험천만한 행위입니다.


특히 JTBC라는 파급력이 큰 채널을 통해 송신된다는 것은 한국의 민주화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콘텐츠를 시청하는 시청자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주고, 출연하는 스타의 편을 들고자 무작정 국가폭력 미화 행위까지 정당화하게 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저희 세계시민선언은 법원이 '설강화'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방송이 더는 희생당한 시민들에 대한 모독행위를 할 수 없게끔 중단시키고 사회에 국가폭력을 더는 용인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기를 강력히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