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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동품가게서 20만원에 산 유화, ‘달리 진품’ 판명

26년 전 스페인의 한 골동품 상점에서 단돈 150유로에 구입한 유화 1점이 초현실주의의 거장인 살바도르 달리의 진품으로 판명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 ⓒ연합뉴스


26년 전 스페인의 한 골동품 상점에서 단돈 150유로(약 20만원)에 구입한 유화 1점이 초현실주의의 거장인 살바도르 달리의 진품으로 판명됐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화가이자 미술사학자인 토메우 라모가 지난 1988년 스페인 북부 지로나의 한 골동품 상점에서 그림들을 뒤적이다 우연히 발견했다.

골동품점 주인은 그림 왼쪽 하단에 적힌 간략한 헌사와 함께 표기된 연대가 달리가 사망하기 8년 전인 1896년이어서 달리의 작품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라모는 달리의 진품이라는 생각을 굽히지 않고 당시 화폐로 2만5천페세타(150유로)에 이 작품을 구입했다.

이 작품은 불타는 듯한 화산 위에 자리한 자궁처럼 생긴 구름 주변 상공을 천사들이 날고 있는 모습을 두터운 붓질로 묘사하고 있다.

풍부한 색감으로 자궁속 세상을 묘사한 작품들을 남긴 달리 자신의 모습과 달리가 태어나기 전에 죽은 형이 천사로 변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4년부터 2013년까지 X선과 적외선, 자외선 분석, 필적 감정 등의 방법을 동원해 작품을 감정한 결과 달리가 17살 때인 1921년경에 그려진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달리가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한 것은 그로부터 몇년 뒤이다.

라모는 22일(현지시간) 마드리드 미술연구소에서 전문가들과 함께 이 작품을 공개하면서 "색채를 보는 순간 달리의 진품이라는 생각을 품었지만 증거가 없었다.조금씩 조사를 통해 달리의 초기작이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면서 달리의 진품으로 확인된 기쁨을 "사탕공장에 있는 어린아이 같다"고 표현했다.

달리 전문가인 니콜라스 데스차르네스도 "이 작품의 발견은 달리의 첫 초현실주의 작품으로 간주될 뿐 아니라 달리의 많은 후속작품들에 등장하는 의미와 맥락을 담고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리는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탄생을 자궁속 탄생이라고 불렀다면서 이 작품은 이처럼 그의 글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를 처음으로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모는 엉뚱한 주장과 행동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달리가 왼쪽 화단에 적어넣은 1896년이라는 연도가 일종의 익살스런 숫자 암호일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이렇게 여러해 동안 모든 사람을 속여올 수 있었다는 생각에 달리가 무덤 속에서 웃고 있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라모는 이 작품을 지난달 익명을 요구한 개인 수집가에게 판매했다고 밝혔으나 판매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편 달리의 고향 도시인 피게라스에서 달리미술관을 운영하는 '갈라 살바도르 달리 재단'은 아직 이 작품을 달리의 진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인사이트 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