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외국인도 '엄지 척' 날린 '한국 커피믹스'에 대한 향긋한 사실 5

인사이트(좌) YouTube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인 일상에서 빠지면 허전한 커피믹스


[인사이트] 오시영 기자 = "밥 먹었으면 커피 마셔야지!"


사무실은 물론 집집마다 놓고 물을 끓여 타 먹는 커피믹스는 한국인의 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다.


밥을 먹고 난 뒤 단것이 먹고 싶을 때, 따뜻한 음료가 먹고 싶을 때 한국인이라면 커피믹스가 생각나는 것이 당연하다.


커피믹스는 간편한 데다가 달콤한 맛과 좋은 향기를 지녀 직장인, 대학생, 주부 등 많은 사람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좋은 친구' 같은 음료다.


없으면 왠지 허전해 마트에서 당장 사다 놔야 할 것 같은 커피믹스에 대한 재미난 사실을 소개한다.


1. 커피믹스는 동서식품이 한국에서 처음 발명했다.


인사이트1996년 맥심 광고 / Youtube '커피라는행복 맥심'


고종 황제 시절 처음 들어온 커피는 일반인들이 맛보기 쉽지 않은 음료였다. 한국에서는 6·25 전쟁이후 미군을 통해 외제 커피가 들어와 커피 시장이 형성됐다.


하지만 커피를 직접 만드는 기업은 없었다. 이를 본 동서식품은 지난 1970년 미국 제너럴 푸드사와 기술 제휴를 맺고 1976년 12월에는 최초의 커피믹스 '맥스웰 하우스'를 생산하는 데 성공한다. 


최초의 커피믹스가 탄생한 배경에는 동서식품이 1974년 개발한 '프리마'가 있다. '프리마'는 기존의 액상 크림과 달리 가루 형태의 제품으로, 커피믹스에 들어가기 알맞았던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동서식품


동서식품은 최초의 커피믹스를 개발한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신제품 개발에 몰두했다. 초기에는 제너럴 푸드의 지원을 받았지만, 성과가 좋지 않아 미국 지원팀이 돌아가게 된다.


동서식품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노력했고 마침내 영하 40도 이하에서 원두를 농축, 분쇄해 커피의 맛과 향을 살린 '동결건조 커피'를 출시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우리가 익히 아는 브랜드, '맥심'의 탄생이다.


이후 커피믹스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면서 동서식품은 스틱형 커피믹스 제품을 선보여 고객들이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이지 컷' 기술을 도입해 제품을 간편하게 열 수 있게 했다.


2. '한국의 위대한 발명품' 5위를 차지한 커피믹스


인사이트(좌) 훈민정음 언해본, 뉴스1 / (우)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지난 2017년 특허청은 개청 40주년과 발명의 날을 맞아 SNS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국의 위대한 발명품' 꼽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특허청에서 선정한 25가지의 발명품 중 한 사람 당 3가지를 뽑는 방식이었다.


당시 커피믹스의 경쟁자는 훈민정음을 비롯해 고려청자, 온돌, 첨성대, 성덕대왕 신종, 이태리타월, MP3 등 이름만 들어도 대단한 발명품들이었다.


하지만 커피믹스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누르고 훈민정음, 거북선, 금속활자, 온돌에 이어 5위를 차지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 사람의 커피믹스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3. 외국인 관광객 53%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차는 커피믹스"


인사이트YouTube '영국남자 Korean Englishman'


한 여행사가 지난 2016년 외국인 관광객 926명을 대상으로 '가장 맛있는 한국 차'를 조사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커피믹스가 식혜, 수정과, 매실차 등을 큰 폭으로 누르고 53%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우유나 설탕을 따로 넣을 필요가 없는데다 봉지만 뜯으면 물에 바로 타서 먹을 수 있어 간편하다는 점, 값이 저렴하고 양이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로 tvN '윤식당', MBC every1 '대한외국인' 등에서 커피믹스를 맛보고 감탄하는 외국인들의 모습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4. 1조 규모에 달하는 '커피믹스' 시장…압도적 1등 '동서식품'


인사이트사진 제공 = 동서식품


커피믹스는 출시 이후 매출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한국 사람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필수템'으로 자리 잡았다.


커피믹스 시장도 꾸준히 성장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커피믹슨 시장 규모는 지난 2006년 처음 1조원을 돌파했다.


처음으로 커피믹스를 출시한 동서식품이 2018년 7월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86.8%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후발주자인 남양유업과 롯데네슬레 코리아가 추격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 전문점과 고급화된 소비자 취향 때문에 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 


하지만 대상, 일동후디스 같은 식음료 업체가 커피믹스 시장에 연이어 뛰어든 만큼 커피믹스 시장의 고정 수요층은 탄탄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5. 달라진 소비자 취향 맞추기 위한 커피믹스의 다양화



인사이트남양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 사진 제공 = 남양유업


커피믹스 시장 후발주자였던 남양유업은 배우 김태희를 앞세워 프림 대신 우유가 들어간 '프렌치카페 커피믹스'를 출시해 닐슨 기준 2011년 초 1%였던 시장 점유율을 2011년 말에 11.8%까지 끌어올렸다.


동서식품은 이에 김연아를 앞세운 맥심 화이트골드를 출시해 맞불을 놓기도 했다. 이후 커피믹스 제조 업체들은 프림이나 설탕, 카페인을 뺀 제품을 줄줄이 내놓았다.


후발주자인 일동후디스는 지난 2017년 말 브랜드 커피믹스는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을 깰 '노블'을 내세워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했다. 이 제품은 항산화 폴리페놀의 함량을 늘리고 프림을 뺀것이 특징이다.


대상도 100개입에 9,900원, 160개입에 1만 5,800원으로 가성비를 챙긴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집으로 온' 브랜드를 출시했다.


최근에는 동서식품의 카누, 롯데네슬레의 수프리모, 남양의 루카뿐만 아니라 커피 전문점에서 출시한 제품도 합세해 '원두 커피믹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커피라는 행복 맥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