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디바
1926년에 탄생한 벨기에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설, 밸런타인데이, 수능 등 특별한 날만 다가오면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선물용 추천으로 빠지지 않는 브랜드가 있다.
지난 1926년에 탄생한 벨기에의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Godiva)'다.
진한 초콜릿 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 벨기에 초콜릿 중에서도 고디바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로 전 세계인에게 사랑받고 있다.
고디바는 벨기에의 초콜릿 장인이었던 조셉 드랍스가 설립했다는 점 외에도 특별한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명성을 유지한다.
사명은 물론, 로고에도 새겨진 여인에 관한 이야기다.
Instagram 'godiva'
11세기 영국 귀족 부인 '레이디 고다이바'의 숭고한 정신이 담긴 사명·로고
고디바의 사명은 11세기 영국 귀족부인 '레이디 고다이바(Lady Godiva)'의 이름을 따왔다.
귀족적이면서도 세련된 브랜드 이미지는 그녀의 이야기가 담긴 전설에서 시작된다.
레이디 고다이바는 1057년 영국 코번트리 지방을 다스리던 레오프릭 영주의 아내였다.
레오프릭 영주는 본인이 지은 수도원이 지역의 중심이 되고 다양한 사회 활동의 거점으로 큰 성공을 거두자, 야망이 커졌다.
그는 더욱더 큰 도시로 만들고자 공공건물을 계속해서 지었다. 건설비 마련을 위해 지역 백성에게 과중한 세금을 책정했고, 가난한 백성의 부담과 고민은 나날이 커졌다.
존 콜리어의 '레이디 고다이바(Lady Godiva)', 1898. / Herbert Art Gallery & Museum
레이디 고다이바는 이러한 백성을 위해 세금을 줄여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천민을 위해 나설 필요가 없다고 무시했다.
영주는 부인의 끈질긴 요청에 "벌거벗은 몸으로 말을 타고 코벤트리 마을을 돌고 오면 세금을 내려주겠다"고 했다.
레이디 고다이바는 고민 끝에 결국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으로 말을 타고 마을을 돌아다녔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백성은 레이디 고다이바의 마음에 감동해 그녀가 마을을 돌 때 누구도 내다보지 않기로 약속했다.
집마다 문과 창문을 잠그고 커튼을 내려 레이디 고다이바의 용기와 희생에 경의를 표한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품성은 순결하면서도 귀족적인 이미지로 남아 전설로 전해지게 됐다.
Instagram 'godiva'
전설에 감동한 조셉 드랍스 고디바 창업주
조셉 드랍스는 레이디 고다이바의 용기, 이타심, 관용, 고귀함을 담은 초콜릿을 만들기로 했다.
'고디바'라는 이름을 선택하고 말을 타고 있는 그녀를 브랜드의 심볼로 삼았다.
이후 고디바는 맛, 품질 등과 더불어 레이디 고다이바의 스토리로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현재는 벨기에 '노이하우스', 미국 '기라델리'와 함께 '세계 3대 초콜릿'으로 꼽히며 내로라하는 '초콜릿 제왕'으로 등극했다.
다가오는 밸런테인데이, 연인에게 레이디 고다이바의 이야기가 담긴 초콜릿을 건네며 숭고한 사랑을 속삭여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