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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안 좋아 정용진 부끄럽게 만든 이마트24서 올해 벌어진 일 5가지

경쟁이 치열한 편의점 업계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이마트24가 2018년 한 해 동안 겪은 일 5가지를 정리해봤다.

인사이트(좌)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 (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뉴스1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간편식부터 시작해 생활 필수품까지, 편의점엔 없는 게 없다. 대형마트가 '지는 해'라면 언제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편의점은 '떠오르는 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그렇지만 정작 편의점 업계는 앓는 소리를 한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편의점 근접 출점 문제로 볼멘소리를 하는 점주들이 많기 때문. 


특히 시장의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경우 그 어느 때보다도 '다사다난'한 2018년 한 해를 보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들었다 놨다 한 이마트24의 올해 이슈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1. "이마트에 사기를 당했다"


인사이트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달 이마트24를 운영하는 가맹점주 최모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마트24 편의점 대기업 회사 살인적인 갑질 제발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최씨에 따르면 이마트 측은 그에게 이마트24가 하루에 150~200만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소개했다. 월 예상 매출은 4,500~6,000만원 선이었다. 


최씨는 이 말을 믿고 이마트24를 오픈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하루 매출이 150만원의 절반도 채 안 되는 63만원에 그쳤으며, 월 매출도 1,890만원 수준으로 매월 490만원 이상 적자를 냈다.


울며 겨자 먹기로 폐점 의사를 밝힌 최씨에게 이마트 측은 위약근 2,550만원을 청구했고, 편의점 개점 비용과 적자 손실금 등 2억원이 넘는 비용을 모두 전가했다는 게 최씨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신용 불량자로 전락한 그는 재고품 처리, 임대료 및 전기 요금 납부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2. 미니스톱 인수전


인사이트(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뉴스1


이마트24를 이끄는 정 부회장과 세븐일레븐을 이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현재 '미니스톱' 인수를 두고 치열한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미니스톱 인수에는 신세계그룹, 롯데그룹,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 등 3곳이 참여한다. 


이마트24에게는 '만년 꼴찌'인 편의점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 넓힐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동아줄이고, 세븐일레븐에게는 '편의점 빅3'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가 4,300억원으로 가장 많은 액수를 배팅했으며, 신세계는 3,500억원,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는 재매각을 염두에 두고 4천억원 이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미니스톱 인수전 결과에 유통업계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 O2O 서비스 도입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마트24는 최근 가맹점주의 수익 극대화를 위해 점주들을 상대로 O2O 서비스 도입에 대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동의를 한 점포를 대상으로는 이미 O2O 서비스를 시작한 상태다. 


핵심은 '앱'이다. 고객이 이마트24 앱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원하는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없는 상품만 앱에서 판매하며, 가맹점주는 5%가량의 일정 수수료를 제외한 수수료를 마진으로 받는다. 판매 품목은 1천원 이상 마진이 남는 것에 한하기 때문에 저렴한 낱개 상품 등은 해당되지 않는다. 


현재 O2O 서비스가 가능한 품목은 케이크와 와인 등이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을 겨냥해 그에 맞는 상품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4. 편의점 거리 제한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업계가 합의한 자율 규약을 승인함에 따라, 앞으로 50~100m 이내에 편의점을 새로 열지 못하는 '거리 제한'이 적용된다. 


18년 만에 부활한 편의점 근접 출점 제한으로 포화상태인 편의점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율 규약은 CU, GS25,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씨스페이스 등 한국편의점산업협회 5개 회원사와 비회원사인 이마트24도 동참해 국내 편의점 96%에 효력이 발생한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야 하는 '후발주자' 이마트24 입장에서는 이것이 오히려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3,500여 개의 매장을 보유 중인 이마트24는 공격적 출점 전략을 밀어붙이며 점포 수를 늘려왔는데, 이번 거리 제한의 부활로 기세가 한 풀 꺾일 수밖에 없게 됐다. 


5. 100% 환불 보장제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마트24


이마트24는 12월 한 달간 상품이 맛없으면 100% 환불해주는 '맛보장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환불 비용은 본사가 전액 지원한다. 


맛보장 서비스 대상 상품은 △민생라면 △따로초밥 △프리미엄 베이커리 등 이마트 자체 상표 제품을 중심으로 한 품목 20여 가지다. 신상품 3종을 제외한 17개 품목의 점포 평균 취급률은 70%를 넘는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대표 상품이란 뜻이다. 


서비스 대상 상품에는 맛보장 스티커를 부착해 소비자들이 매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마트24는 이달 시범 운영을 해본 뒤 의견을 수렴해 연중 상시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상품 환불은 이마트24 앱을 통해 이뤄진다. 앱에서 맛보장 배너를 클릭하고 환불하고 싶은 상품을 선택, 별점을 남기고 영수증 사진까지 첨부하면 다음날 해당 상품 금액의 모바일 상품권이 고객에게 전송된다. 상품 환불은 1개 품목 당 1회까지만 가능하다. 


이마트24는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이 같은 파격 서비스를 통해 신규 고객을 창출하고 가맹점 영업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6. 계속된 영업적자 


인사이트 /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24를 포함한 GS25, 미니스톱, CU, 세븐일레븐 등 5대 편의점 매장의 지난해 말 기준 평균 매출은 5억 7,600만원 선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의 가맹점 평균 매출이 6억 5,079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신세계의 이마트24는 3억 7,885만원으로 1위인 GS25의 절반 수준을 보였다. 


이마트24는 2016년 353억원, 지난해 516억원, 올해 1분기 124억원, 2분기 96억원, 3분기 74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적자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는 하나 여전히 흑자 전환이 어려운 실정이다.  


공격 출점 전략으로 계속해서 외형 넓히기에 나서고 있으나 이익은 생기지 않는 구조라 정 부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5. 노브랜드 제품 판매 중단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이마트24는 최근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 제품 판매를 내년부터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마트24는 지난 2016년부터 노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그해 8월 '노브랜드 전문점'이 생겨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노브랜드 전문점과 진열 상품이 겹치자 이마트24 점주들이 거세게 항의하기 시작한 것. 지난 4월 정 부회장이 직접 "뼈아픈 실수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결국 정 부회장은 '제 살 깎아먹기'를 멈추기 위해 이마트24에서 노브랜드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대신 신규 자체 브랜드 '아임e'를 강화할 계획이다. 


'아임e'는 지난 7월 이마트24가 론칭한 자체 브랜드 상품이다. 정 부회장은 내년 2월까지 '아임e' 브랜드 제품군을 강화하고 매출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