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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사위 '꼬리표' 끝내 못 떼고 추락하는 현대카드 정태영

요즘 카드업계 사람들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신세'를 보고 크게 한숨을 쉬면서 "사위가 어떻게 아들과 같을 수 있겠냐"고 반문을 한다.

인사이트(좌)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우)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Facebook '정태영'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몽구 사위'로 더 유명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옛말에 '겉보리 서말만 있으면 처가살이 하랴'는 말이 있는데 요즘 정태영 부회장 보면 그말이 딱 맞네요."


최근 카드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신세'를 보면서 이렇게 뒷말을 한다고 한다.


사실 재계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황제' 정몽구 회장의 사위로 더 유명한 인물이다.


인사이트현대캐피탈의 정태영 구단주 / 뉴스1


올해 59세인 정 부회장은 정경진 종로학원 설립자의 장남으로 일반 서민에 비하면 '금수저 중의 금수저'로 유복하게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불문학과를 졸업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경영학 대학원 석사 과정을 밟았다. 요즘말로 '엄친아'에 집안도 부자여서 평생 남부러울 게 없는 귀공자로 살았다.


그런데 198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둘째 딸인 정명이 씨와 결혼하면서 재벌가의 사위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됐다.


인사이트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 사진제공 = 현대카드


재벌가 '순혈' 계승자와 '피 안 섞인 사위'의 태생적 차이


'순혈주의' 문화가 강한 국내 재벌가에서 정 부회장은 '일 잘하는 사위'라는 평가를 받으며 승승장구하는 것처럼 보였다.


존재감이 없던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을 반석에 올려놓으면서 장인인 정몽구 회장에게 인정을 받는 듯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재벌가에서 '순수혈통'과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위'는 서열이 절대 같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인사이트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잘나갈 때야 '우리 사위'라고 하겠지만 회사가 '추락'하는 상황에 이르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처했다. 날로 악화되는 업계 상황과 모바일과 SNS 등 새로운 시대에 아직 적응하지 못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 등은 구조조정이라는 극약 처방을 꺼내든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변화에 실패한 현대카드 창사 후 첫 대규모 구조조정 '위기'


현대카드에서 200명,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에서 각각 100명의 인력을 감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현대커머셜 전체 직원 4,099명 중 9.7%에 해당되는 엄청난 숫자다. 이와 같은 인력 감축은 현대카드가 지난 2001년 창사 후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 내에서 정태영 부회장의 영향력과 입지가 추락하고 있는 반증이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그동안 현대차그룹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금융 계열사를 들고 독립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기도 했다. 달콤한 상상은 그저 백일몽에 불과했을까.


이제 상황이 변해서 '꿈에서 깨어나야 할 때'로 보인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이 금융 계열사를 계속 들고 가면서 현대카드를 비롯한 비주력 금융 계열사를 매각할 가능성도 있다고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업계 전문가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버리고 금융계열사 새판 짤 수도"


자동차가 팔리지 않아 그룹 기둥인 현대자동차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금융계열사의 처지까지 돌아볼 여유가 없는 게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현실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의 후계자인 '황태자' 정의선 총괄 부회장의 선택에 따라서 '사위'이자 '매형'인 정태영 부회장의 운명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정태영 부회장과 아내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고문은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 등에 대한 지분이 많지 않아 금융계열사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렵다.


정태영, 정명이 부부는 현대커머셜의 지분 50% 가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금융계열사'를 독립해서 자립할 수준이 못 된다. 현대차그룹의 지원이 없이는 금융계열사들의 생존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인사이트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 / 뉴스1


정태영 부회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카드를 버리고 금융계열사 조직을 새롭게 짤 경우 '매형'인 정태영 부회장은 '낙동강 오리알'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변화에 실패해 직원들을 구조조정할 정도로 실패한 경영인에게 오너가 과연 기회를 줄 것인지 의문이라고 재계 호사가들은 입을 모은다. 그 결과야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이지만 말이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재벌들은 사위라는 존재에 대해 '데려다가 일 시키는 데릴사위' 정도로 생각한다는 말이 있다"며 "지분이 없고 기업에 대한 영향력도 없는 '사위 경영인'의 한계가 아닌가 싶다"고 푸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