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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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몇살이니?"···친구와 양주 마시기 전에 '나이'를 꼭 확인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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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내 나이 서른. 결혼을 앞두고 16년간 볼꼴 못 볼 꼴 다 본 친구에게 청첩장을 주기 위해 술 약속을 잡았다.


"내가 사는 거니까 맛난 거 먹어라"는 말을 하기 무섭게 친구 녀석은 "끝내주는 양주 마시러 가자"고 나를 이끈다.


고급스러운 술집에서 친구 녀석은 사장님에게 "그거 있죠? 그 17년산? 그거 주세요"라고 말한다.


돈은 내가 내는데, 멋은 녀석이 다 부린다. 얼음이 서너 개 깔린 잔에 녀석은 사장님에게 받아든 양주를 부어준다.


"마셔봐. 이거. 그저 그런 위스키하고는 격이 달라"


맛을 한번 보니 별로라는 느낌이 들었다. 격 떨어지는 맛은 아니지만, 17년산의 깊은 맛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친구에게 물었다. "이거 연산 확인은 했어?"라고. 녀석은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아마도 확인해보지 않은 듯했다. 자기가 마시는 위스키의 연산을 확인도 하지 않고 마셔온 것이다. 


나는 사장님을 한 번 쳐다봤다. 그분은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이유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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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머릿속에서 어떤 한 질문이 떠올랐다.


"HOW OLD ARE YOU?"


한국말로 하면 "넌 몇 살이니"라는 이 질문은 사실 '양주'(위스키)를 마실 때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연산'이 분류되는 위스키 특성상 몇 년산이냐에 따라 맛은 미묘하게 다르고 가격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위스키가 숙성되는 과정에 있다.


위스키는 오크통 숙성 과정에서 일정량의 알코올과 수분이 증발하게 된다.


12년 동안 저장된 오크통의 위스키 원액은 약 25%가 증발이 되며, 이렇게 증발되는 원액의 희소성 때문에 숙성 기간 즉 ‘연산’이 높아질수록 위스키의 가치는 높아진다.


실제 위스키 이용자들이 이러한 차이를 알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연산'을 속여 파는 경우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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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근에는 '무연산'인 한 위스키를 12년산, 17년산으로 분류해 가격을 따로 받는 술집이 적발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위스키가 연산을 속여 판매되지는 않는다.


최근 저도주 중에서 12년산, 17년산과 같이 연산이 표시된 제품이 저도주를 선호하는 30·50세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면, 윈저 브랜드의 저도주인 ‘W 시그니처 12’ 같은 제품 말이다. 


위스키의 연산에 따라 희귀성이 달라지고 등급과 가격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자신이 마시는 위스키의 연산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마시는 위스키의 연산은 어떻게 확인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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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연산은 제품 패키지를 보면 확인할 수 있다.  패키지에 새겨진 숫자를 두눈으로 직접 확인해야만 한다. 


절대 연산 표시를 메뉴판이나 직원에게 확인해서는 안 된다. 메뉴판으로는 어떻게든 연산을 속일 수 있어서다.


직원도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있으니 주의하자. 어디서든 위스키를 마실 때에는 "HOW OLD ARE YOU?"를 머릿 속에 떠올리도록 하는 게 좋겠다.


제품 패키지에서 12, 17이라는 대답을 듣고 마시자. 그래야 '호구' 잡히지 않고 합당한 가격을 지불한 만큼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