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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존스홉킨스병원도 한국서 외과수술 배운다

20여년 동안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해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의 외과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배우러 한국을 찾아왔다

분당서울대병원 한호성 암·뇌신경진료부원장(왼쪽)과 존스홉킨스 병원 진헤(Jin He)교수 via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20여년 동안 세계 최고의 병원으로 자리매김해온 미국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의 외과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배우러 한국을 찾아왔다.

 

복강경 수술은 배를 열지 않고 4~5개의 구멍을 낸 뒤 수술기구를 넣고 모니터를 보며 암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로,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른 게 큰 장점이다.

 

그동안 미국 내 여러 병원의 의료진이 한국에서 협력연구나 단기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은 있었지만, 세계 1위 의료기관인 존스홉킨스대학병원의 교수가 자비를 들여 국내 병원에 연수를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3일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에 따르면 화제의 주인공은 존스홉킨스병원(The Johns Hopkins Hospital) 외과 진 헤(Jin He) 조교수. 

 

그는 현재 복강경 수술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호성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암뇌신경진료부원장)에게서 복강경 수술기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달 5일부터 연수를 시작해 다음 달 15일까지 한 교수에게 지도를 받는다.

 

via 연합뉴스

 

중국계인 진 부교수는 1996년 베이징의과학대학을 졸업한 뒤 2001년 미국으로 건너가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2001.11~2008.06)를 거쳐 2008년부터 존스존스홉킨스병원 외과에서 일하고 있다. 

 

공식 직함은 외과 종양학 조교수(Surgical Oncology assistant professor)로, 오는 6월 부교수 승진을 내정 받았다.

 

진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에 연수를 오는 데는 한 교수가 2012년 존스홉킨스대학병원에서 복강경수술법을 주제로 초청강연을 한 게 계기가 됐다.

 

진 교수는 "당시 존스홉킨스병원에서 (한 교수의) 복강경 수술에 대한 강의를 듣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한 교수는 이미 학계에서 간담췌 분야 복강경 수술의 선구자로 알려졌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해 연수를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한 교수는 세계 최초로 복강경을 이용한 간절제술의 기준을 확립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한 교수의 수술법은 당시 외과분야 최고권위 학술지인 '외과연보(Annals of Surgery)'에 논문으로 발표돼 주목받았으며, 이제는 세계학회의 수술 기준이 됐다. 

 

한 교수는 또 세계 최초로 간내 결석의 복강경 치료에도 성공, 같은 저널에 잇따라 논문을 발표했다.

 

2013년 4월에는 미국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SKCC)의 초청으로 이 병원에서 '간암 환자의 복강경 최신 수술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슬론 케터링 암센터는 텍사스의 엠디 앤더슨 암센터와 함께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암병원이다.

 

이렇게 한 교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면서 작년에는 엠디 앤더슨 암센터의 클라디우스 콘라드 교수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연수를 받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존스홉킨스병원 외과 크리스 볼프강 교수는 조교수에서 부교수로 승진하는 과정에서 한 교수에게 학교 측에 제출할 추천서를 부탁하기도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윤유석 교수는 "(한 교수는) 해외연수 경험 없이 독학으로 복강경 수술 분야의 대가가 됐다"면서 "일본과 미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세계각지의 의사들이 간담췌 분야 복강경 수술을 배우기 위해 연수를 오고 있다"고 전했다.

 

진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의료시스템은 어느 병원보다 현대적이고 특히 최소침습수술 기술이 뛰어나다"면서 "복강경 수술을 할 때 카메라를 잡아주는 선생님과 수술을 도와주는 모든 사람들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에 감탄했다"고 연수 이유를 설명했다.

 

한호성 교수는 "과거에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미국에 가서 선진의료를 배워왔지만, 이제 특정 분야에서는 그들에게 최신 치료법을 가르쳐 주는 상황이 됐다"면서 "누구한테 배워서가 아니라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료는 무엇일까를 항상 고민한 결과 우리의 외과 수준이 세계적 수준으로 발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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