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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홍보실은 '여사님 착취' 기사가 나오면 이렇게 대응한다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착취하는 게 아니냐는 언론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나오자 홍보실이 황당한 방식으로 대응해 빈축을 샀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야쿠르트


한국야쿠르트 홍보실에서 돌연 홍보성 기사를 쏟아낸 이유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 아줌마'를 착취하는 게 아니냐는 언론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나오자 홍보실이 상식을 벗어난 방식으로 대응해 빈축을 샀다.


일부 대기업들이 자사에 불리한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게재되면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매체를 통해 '스팸성 보도자료' 뉴스를 배포하는 꼼수를 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한국야쿠르트 홍보실도 이러한 얄팍한 방법으로 자사에 불리한 언론 보도를 무력화 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야쿠르트


우호적인 기사가 아니면 포털에서 밀어내기 전략?


지난 2일 오후 인사이트가 취재해 오후 4시 48분 송고한 "'연매출 1조' 한국야쿠르트 본사가 13,000명 야쿠르트 아줌마를 쥐어짜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사건의 발단이었다.


한국야쿠르트는 현재 1만3,000명에 달하는 야쿠르트 여사님이 위탁판매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 아줌마들은 4대보험, 연차수당, 휴가, 퇴직금 등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개인사업자'로 규정돼 있다.


사실 한국야쿠르트 본사 측에서는 하루에 4~5시간 일하는 좋은 '꿈의 직장'이라고 선전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사님들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특수고용형태 종사자가 국내에 무려 200만명


우선 한국야쿠르트 측에서 공식으로 밝힌 근무 시간은 평균 6.8 시간이라고 한다. 사실상 하루에 7시간을 근무하고 있으니 일반적인 근로자들이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이들은 하루에 기본적으로 배달을 하고 난 뒤에는 남은 물량을 모두 소진하기 위해 거리에서 손님들에게 제품을 판촉하는 경우가 일상이다.


실제로 많은 고객들은 길거리에서 카트를 세워놓고 야쿠르트 제품을 판촉하면서 재고를 팔기 위해 지친 표정으로 서 있는 야쿠르트 여사님들을 목격했을 것이다. 


야쿠르트 여사님들은 평균 6.8 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일부는 10시간 이상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듯 근무하는 시간이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여사님들이 가장 불만스럽게 생각하는 대목은 '우리는 사실상 근로자처럼 일하는 노동자인데 왜 개인사업자 취급을 받아야 하냐'는 점이다.


회사 측에서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로 분류돼 사실상 배달 사원처럼 일하는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전혀 누리지 못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한국야쿠르트 


더 큰 문제는 야쿠르트 여사님들처럼 근로자로 인정을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가 국내에만 무려 200만명이나 된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데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지만, 정작 한국야쿠르트 등과 같은 대기업들은 과거의 낡은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 등 많은 기업들이 '관행'이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근로자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일각의 주장이 꾸준히 제기된 것이다. 


본지는 그런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해당 기사를 작성해 송고했던 것이다. 불합리한 점이 있다면 수정하고 개선할 수 있지 않냐는 화두를 던지려고 했던 셈이다.


인사이트네이버 뉴스 캡처


홍보실 "고의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한 것은 아니다" 해명


더욱 놀라운 대목은 한국야쿠르트 홍보실이 보인 황당한 '대응'이었다. 


자사에 불리한 기사가 게재되자 곧바로 포털 사이트에는 '의문'의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듯 일부 기업들은 회사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면 온라인 매체를 이용해 '기사 밀어내기'를 관행처럼 일삼고 있는데, 한국야쿠르트 역시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자 비슷한 일들이 벌어진 셈이다.


인사이트한국야쿠르트 블로그


실제로 본지 기사가 포털 사이트에 송고된 직후 한국야쿠르트를 단순 홍보하는 알 수 없는 기사들이 무려 '6건'이나 잇달아 포털 뉴스란에 쏟아졌다.


이와 관련 '야쿠르트 아줌마' 기사 이후 보도자료 배포해 밀어내는 것 아니냐는 공식 질문에 홍보실 김모 과장은 "시스템화가 좀 되어 있다보니까 그렇게 된 것이다"며 "고의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 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홍보실 한모 팀장은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운영하는 부분이 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불리한 기사를 밀어내기 한 것이냐'고 재차 묻자 "그건 잘 모르겠다"고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개천절인 10월 3일자 오후에 송고된 본지의 '후속 기사'가 나오면 과연 어떤 '의문'의 기사들이 포털 사이트에 또 다시 도배가 될 지 궁금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