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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암수살인' 상영해주세요"···어머니 잃은 다른 유족이 올린 글 (전문)

영화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된 실제 피해 유가족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호소문을 SNS에 올렸다.

인사이트영화 '암수살인'


[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실제 벌어진 참혹한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한 범죄 영화 '암수살인'.


'암수살인'은 배우 김윤석, 주지훈, 진선규 등 인기 배우들이 나와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혔는데, 실제 사건의 피해자인 일부 유가족이 "유족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 개봉하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과거의 아픈 상처가 떠오르는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이 영화가 꼭 개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피해 유족도 있다.


27일 '암수살인'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살인사건 피해자의 유족 A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영화가 예정대로 개봉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올렸다.


어느덧 30대가 된 A씨는 2003년 6월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었다. 편모 가정에서 자란 A씨에게 어머니가 당한 끔찍한 사건은 그 누구보다 큰 충격이었다.


인사이트영화 '암수살인'


그러나 그는 한 끈질긴 형사 덕에 2010년 돌아가신 어머니와 마주할 수 있었다.


A씨는 "나에게도 어머니의 피해 사실에 대해 거론을 한다는 것 자체가 큰 상처"라며 "(상영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다른 유가족분들의 마음도 진심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던 사건에 주목해 결국 밝혀 냈던 형사님과 같은 분들이 세상에 알려지길 바란다"며 영화가 예정대로 세상에 나왔으면 좋겠다는 점을 확고히 했다.


A씨는 "그래야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사건에 경찰이나 사회가 관심을 지원하게 된다"며 2012년 '그것이 알고 싶다'에도 이 같은 마음으로 출연했다고 전했다.


또 A씨는 "내 딸(3)이 앞으로 살아갈 세상은 내가 살았던 세상보다 더 좋아지고 개선됐으면 좋겠다. 나 같은 피해자들을 줄이는 방법은 사회적 관심뿐이다. 또 다른 피해자의 이야기가 조금 더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 아직도 연유를 몰라 답답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이 하나라도 더 풀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힘겨운 일이지만 사랑하는 아내의 손을 꼭 붙잡고 '암수살인'을 보러 가겠다는 A씨.


인사이트영화 '암수살인'


끝까지 그는 가족을 찾지 못한 모든 '미제사건'이 해결될 수 있도록 '암수살인'이 개봉됐으면 좋겠다는 목소리를 내며 해당 글을 마쳤다.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 실화극이다.


다음 달 3일 개봉 예정이었는데, 최근 '암수살인'의 실존 인물이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더 논란이 됐다.


안타깝게도 유가족들은 "살해 장면과 범행 수법, 살해 지역까지 그대로 묘사해 가족이 고통받고 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현재 제작사 측은 "영화는 공식적 범죄 통계에 집계되지 않은 채 잊혀가는 범죄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 형사의 집념과 소명감을 그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제작됐다. 피해자를 암시할 수 있는 부분은 관객들이 실제인 것처럼 오인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서 제거하고 최대한 각색했다"며 고개 숙여 사과한 뒤 양해를 구한 상황이다.


인사이트A씨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