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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잃어버린 딸을 찾은 아빠는 앞으로 CU만 가기로 결심했다

편의점이 앞으로의 30년을 위해 물건을 사고파는 곳이 아닌 생활 필수 요소로 변화 중이다.

인사이트

CU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지난달 18일. 익산에 있는 CU 어양주공점에는 어린 남매가 손을 잡고 들어왔다.


남매는 당시 매장에서 일하던 김효선 스태프에게 울먹이며 "아빠를 잃어버렸어요"라고 말했다.


사연은 이랬다. 동생 손 붙들고 아빠를 마중 나갔던 소녀는 길을 잃어버렸고 우연히 자주 가던 CU 편의점을 발견했다.


도움 청할 데가 없었던 소녀는 작은 희망을 품고 편의점에 들어갔다. 다행히도 편의점은 남매가 아빠를 찾을 수 있었던 동아줄이었다.


인사이트CU


김효선 스태프는 우는 남매를 돌봐주며 CU 편의점 내부 '아이씨유 긴급신고'를 떠올렸다. 112로 바로 연결돼 미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잠시 뒤 편의점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남매를 미친듯이 찾아다니던 아빠도 주차된 경찰차를 보고 편의점으로 들어왔다. 그렇게 남매는 부모의 품으로 돌아갔다. 남매가 아빠를 잃은 지 20분 만이었다.


당시 남매와 아빠의 눈물겨운 상봉은 편의점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잃어버렸던 자식을 본 아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한참을 펑펑 울었다.


인사이트CU


2018년 현재 편의점은 변화 중이다. 단순히 물건을 파는 상점의 개념이 아닌 소비자의 삶 깊숙한 곳까지 관여하는 마을 필수 요소로 거듭났다.


편의점은 애초 1인 가구 증가와 성장을 함께 했다. 대형 할인마트보다 소규모로 살 수 있는 편의점을 애용한 2~30대의 지갑을 여는데 성공했다.


또한, 간편식을 추구하는 10, 20대의 입맛을 잡기 위해 편의점은 각종 도시락 신제품을 내놓으며 성장을 견인했다.


여기에 버스카드 충전, 택배 수령, 은행 업무 심지어 일부 지점은 세탁 기능까지 도입하며 편의점은 날로 진화했다.


그뿐 아니라 사회 공헌 분야에도 상당한 여력을 쏟고 있다. 성장만 하는 게 아닌 사회 구성원과 상생을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CU는 아이씨유 긴급신고라는 미아 찾기 캠페인을 도입했다.  


길을 잃은 아동(치매 환자, 발달장애인 포함)을 CU에서 일시 보호하고 경찰 및 보호자에게 인계하는 사회 공헌 활동 일환이다.


아동 이름과 인상착의, 발견 장소 등 관련 정보를 결제 단말기에 입력하면 관련 정보는 112신고로 이어진다. 


전국 점포 1만 2천여개로 가장 많은 인프라를 보유한 CU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연간 4만 여건에 이르는 아동, 치매노인 등 실종 사건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업계 움직임에 발맞춰 GS25도 사회 공헌형 편의점을 개업해 지역사회를 돕는다고 밝혔다.


세븐일레븐은 친환경 사회 공헌을 위해 기금 마련 활동을 최근 펼쳤다. 


여기에 CU 편의점은 아이씨유를 도입하며 편의점 사회 공헌활동의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최근 GS25는 전범 기업 제품을 단독 수입하고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체면을 구겼다.


올 초 한차례 논란이 됐지만 현재까지 전범 기업 제품을 팔자 소비자들의 비판은 극에 달했다. 


그런 점에서 CU 활동은 단연 눈에 띄었다. 


국내 최다 점포 수를 이용해 미아 아동을 골든 타임인 3시간 안에 가족 품으로 돌아가도록 돕는 제도는 역시 업계 1위 다웠다.  


인사이트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옛날 사람들에게 편의점은 '비싼 곳'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편의점 업계는 30년 만에 인식을 바꿨다.


최근에는 사람들이 집 보러 다닐 때 "편의점이 없으면 후보지에서 지워버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편의점이 실생활에 필요하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킨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앞으로 30년이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수익만 바라보는 경영은 소탐대실일 뿐이다. 시민들의 삶과 동 떨어진 공헌, 역사의식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소비자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


향후 30년 후 살아남는 편의점은 진정성 있는 경영과 소비자들에게 어떤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