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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넓히기 위해서..." 제주도의 아름다운 비자림로 '삼나무' 벌목하자는 공무원들

초록빛깔 울창한 장관을 이루던 제주의 비자림 삼나무가 잘려나갔다.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장형인 기자 = 초록 빛깔 울창한 장관을 이루던 비자림 삼나무가 잘려나갔다.


톱질에 무참히 동강난 나무줄기들은 숲 한구석에 볼썽사납게 널브러져 있었다.


갓 베어진 나무 밑동엔 파란 페인트가 덧칠해져 있었으며, 휑하게 변한 땅에는 일정한 간격으로 빨간 깃발이 꼽혀 있었다.


우리는 지난 2002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선정된 제주 비자림 도로, 천혜의 자연 경관을 또 이렇게 허무하게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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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가장 아름다운 도로 '제주 비자림로' 


비자림은 세계 최대의 단일 수종 숲이다. 500년 넘은 비자림은 2800그루가 하늘을 뒤덮고 있다. 


이곳에서 30분 남짓 서쪽으로 가면 사려니숲길이 나온다. 비자림은 천년의 숲, 사려니숲길은 신성한 숲이랑 별명을 갖고 있다. 이 두 숲을 잇는 게 1112번 도로, 비자림로다.


이 길은 지난 2002년 하늘 높이 솟은 삼나무 덕분에 대통령상까지 받았다. 


바람이 많은 제주의 방풍림 역할을 했으며, 관광객의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들 만큼 아름다워 꼭 가야 할 드라이브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제주도 각종 사이트에서도 아름답다며 자랑을 마다하지 않았던 비자림이 어떻게 댕강 잘려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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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비자림로를 두고 맞닿은 입장차이


제주도는 비자림로 확장사업이 제주도 구좌읍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라고 밝혔다. 관광객 증가에 따른 교통량 급증과 농수산물 수송을 원활하기 위해 확포장 사업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잘려나간 비자림로의 삼나무들은 자연식생이 아닌 인공 식생이라는 이유로 괜찮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환경단체들은 비자림로 교통정체를 위해 삼나무를 베어버리는 게 과연 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비자림로에서 이어지는 도로가 그대로 2차선인데 그곳만 4차선이라면 병목현상을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비자림로가 상습 정체 구간이라고 생각하는 주민들이 실제 적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더팩트.


◈ 비자림로 사태 원인은 삼나무 훼손의 의미 평가절하


비자림로 벌목 사태 논란 확대는 삼나무 훼손이 불러일으킬 파장을 예상하지 못한 제주도청 측의 안일한 생각 때문으로 보인다.


제주도 담당자는 기자회견 중 "제주 지역에서 방풍림으로 흔히 사용되는 삼나무이기에 이를 벌채하는데 특별한 검토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비자림로는 사려니숲길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도로다.


사람들은 비자림로를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도로, 후손에게도 물려주어야 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비자림로를 보호해야 할 제주도 공무원들은 비자림로에 심어진 삼나무를 흔한 나무로 평가절하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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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비자림로 확포장 도로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


이달 초 비자림 도로에 있던 910여 그루가 잘려나가자 제주도청은 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힌 상태다. 


공사는 멈춰졌지만 사업 백지화는 어렵다고 밝혀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은 비자림로로 나가 직접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우리가 사랑하는 숲이에요, 아직 어린 삼나무와 씨앗들이 살아있어요. 밟지 말아 주세요"


비자림로를 지키려는 시민 모임은 지난 12일 휑하게 잘련간 비자림터에서 시위를 퍼포먼스를 벌였다.


시민들 중에는 어린아이들도 있었다.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삼나무를 살려달라고 외쳤다. 


삼나무를 지키려는 국민들은 제주도 비자림 공사를 향해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사 중지를 위한 청원 등장과 비판 여론에 공사를 일시 중단한 제주도 담당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무엇이 옳은가 되돌아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