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가대표'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아따 가시나 넌 내 딸이지만 염치도 없어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아빠 성동일이 '개딸 1호' 성시원(정은지)에게 한 말이다.
시험 성적은 전교 꼴찌이지만 반에서 아이들이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시원이 비싼 청바지를 사달라고 요구하자 화를 내며 이같이 말한 것이다.
이처럼 tvN '응답하라' 시리즈에서는 아빠 성동일을 화나게 하거나 속 썩이는 '개딸'이 꼭 한 명씩은 있다.
tvN '응답하라 1997'
공부보다 아이돌 H.O.T '덕질'을 더 열심히 한 성시원부터 농구선수 이상민을 보기 위해서라면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도 농구 경기장을 찾았던 '개딸 2호' 성나정(고아라), 학생운동에 빠진 성보라(류혜영)와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는 성덕선(혜리)까지.
극 중에서 무던히도 성동일을 속 썩였던 이 개딸들. 이런 개딸들이 아빠를 속 썩이면서 함께 성장하는 모습은 실제 가족의 모습 같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더구나 정은지, 고아라 등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맺은 아버지와 딸의 인연이 지금까지 훈훈하게 이어짐에 따라 성동일의 '개딸 계보'는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국가대표'
그런 가운데 최근 온라인상에 '개딸 1호'인 정은지보다 무려 3년 앞선 '개딸'이 있었다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바로 지난 2009년에 개봉한 영화 '국가대표'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 코치인 방 코치(성동일)의 딸 '방수연(이은성)'이 그 주인공.
해당 영화에서 방수연은 하도 사고를 치고 다녀 방 코치가 연락을 끊고 싶어할 정도의 '개딸'이다.
방수연은 서울에서 전라북도 무주까지 모범택시를 타고 온 뒤 택시비 32만원을 아빠에게 지불하라고 뻔뻔하게 말한다.
영화 '국가대표'
뿐만 아니라 다단계에 빠져 선수들에게 '옥장판'을 거의 강매 수준으로 판매하려 하기도 한다.
게다가 방수연은 사채까지 사용한 탓에 자신을 찾아온 사채업자들이 선수촌을 점령하게 하고, 선수들 훈련비가 있는 통장을 훔쳐 달아난다. '몰염치'의 극치인 셈.
이런 방수연에 비하면 시원이나 나정이, 보라, 덕선이는 속하나 썩이지 않는 효녀로 보인다.
그 정도로 방수연은 '원조 개딸'이라는 별명에 부합하는 인물이다.
영화 '국가대표'
아빠를 속 썩이는 클래스가 남다른 방수연의 모습을 본 누리꾼들은 성동일씨의 극 중 딸들은 하나같이 다 '개딸'인 게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성동일의 '원조 개딸' 방수연을 연기한 이은성은 영화 '국가대표' 이후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이은성은 지난 2013년 16살 연상 가수 서태지와 결혼해 2014년 8월 딸을 출산한 뒤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