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그것이 알고 싶다'
[인사이트] 전현영 기자 =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부녀자 7명이 강간 살해당하는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범인은 강호순.
당시 이 연쇄살인사건은 3년 동안 실마리가 풀리지 않아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다.
이미 성범죄 전력이 있던 강호순은 왜 용의 선상에 오르지 못했던 것일까.
지난 11일 방송된 O tvN '어쩌다 어른'에 출연한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강호순이 저지른 연쇄살인사건의 수사가 3년 동안 난항을 겪은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수사가 막 시작됐을 때 여성들이 가출한 건지 실종된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어 수사 3년 차가 돼서야 시신 한두 구가 나오면서 경기 서남권에서 발생한 실종신고가 강간 살해라는 실마리를 찾았다고 말했다.
비슷한 여성들이 계속 실종되고 범죄 피해를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기 서남권에서 성범죄 전과가 있는 사람을 모두 뒤졌지만 강호순은 용의 선상에 오르지 않았다.

O tvN '어쩌다 어른'
성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강호순에게 전과 기록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당시 존재했던 '친고죄' 때문에 강호순은 성범죄를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 합의를 통해 전과 기록을 남기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과 기록뿐만 아니라 성범죄 수사 기록까지 모두 뒤져 경기 서남부 인근에 직장과 거주지가 있는 사람을 샅샅이 조사한 끝에야 강호순을 찾아낼 수 있었다.
수사 기록만 있고 전과 기록은 없어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던 강호순은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인 2009년에 검거됐다.
강호순의 검거를 늦춘 원인이 됐던 '친고죄'는 결국 2013년에 전면 폐지됐다.
한편 이날 이 교수는 '누가 범죄를 막아야 하는가'를 주제로 다양한 범죄 사례를 통해 국내 범죄 실태를 짚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 공감을 이끌어 냈다.
O tvN '어쩌다 어른'
전현영 기자 hyeonyo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