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동이 멈춘 블랙박스 때문에 교통사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 소비자의 사연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다음 아고라에 "블랙박스 사고 영상 고장 무책임"을 지적하는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지난 23일 세관 사거리 골목길 교차로에서 택시와 접촉사고가 났다. 서로 직진 차로 였기에 어느 쪽이 더 과실이 더 있는지 중요했다.
그러나 글쓴이는 '소 골목길'에서 나왔고 택시는 '메인 도로'였기에 글쓴이의 과실부분이 더 큰 상태였다.
당시 택시가 빠른 속도로 주행하던 중 사고가 나서 충격이 매우 컸다. 목격자들의 증언도 있었지만 보험회사에서는 증언보다는 블랙박스 영상이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블랙박스는 사고 때 충격이 컸는지 영상을 찾을 수 없었다. 하필 사고 날 때 3분 동안의 영상이 사라진 것이다.
블랙박스 영상이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접한 글쓴이는 급한 마음에 해당 블랙박스 회사로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해당업체는 글쓴이의 '영상복원'요청에 '블랙박스도 고장 날 수 있는 건데 왜?'라는 황당한 반응을 보였다.
담당자는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복원할 수 없다. 블랙박스도 가전제품이기에 충격으로 영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런 모든 부분을 책임질 필요가 없다는 매뉴얼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대응에 글쓴이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블랙박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사고 날 때를 대비해 설치하는 건데, 충격에 삭제될 수 있다는 말에 동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매뉴얼이 있다니 더욱 기가 막혔다. 그래서 "그럼 언제 사용해야 하는 거냐"고 따지니 "정상적인 생활에서 잘 작동되지 않느냐. 뭐가 문제인지 확인하고 싶으면 파일과 본체를 연구소로 보내봐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당장 사고 비율이 나오려면 급하게 영상이 필요했기 때문에 연구소에 보낼 시간이 없었다.
그럼에도 업체 측은 "사고 책임을 질 이유가 전혀 없다"며 "원격제어로도 안되니깐 영상을 복원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왜 충격을 줬냐며 블랙박스를 소중히 다루라고 충고도 했다.
말이 안 통하자 글쓴이는 담당자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과 통화하길 원했지만, 업체 측은 전화를 끊어 버렸다.
이에 글쓴이는 "아주 고객을 우습게 보는 회사"라며 분노했다. 또 "블랙박스는 내 차가 잘 주차돼있고, 어디로 다녔는지 확인하는 용도냐"며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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