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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도 욕한 '잔디', 알고보니 국민 세금 7천만원 들여 보수했다

"이런 잔디에서 어떻게 잘하라는 것이냐", "잔디가 좋은 곳에서 경기했다면 좀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이런 잔디에서 어떻게 잘하라는 것이냐", "잔디가 좋은 곳에서 경기했다면 좀 더 좋은 경기를 펼쳤을 것이다"


이란과의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과 신태용 감독이 한 말이다.


졸전 끝에 무승부를 거둔 것에 대한 핑계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 경기가 열린 서울 월드컵 경기장의 잔디 상태는 말 그대로 '최악'이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잔디가 최근 '7천만원'을 들여 보수 공사를 했다는 것이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설관리공단은 지난달 17일 이란 전을 위해 경기장 그라운드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에 나선다고 알린 바 있다.


인사이트연합뉴스


당시 공단은 7천만원의 비용을 들여 경기장 잔디 중 약 1/4을 교체했다. 참고로 7천만원은 2017년 서울 월드컵 경기장 잔디 교체 비용으로 배정된 예산 1억5천만원 중 약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보수 공사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더 최악의 상태를 보였다.


경기 시작 전 선수들이 가볍게 점프를 할 때부터 잔디가 푹푹 파이기 시작하더니 경기 시작 후에는 드리블을 한 곳에 구멍이 뚫리고 잔디가 들어 올려지기 시작했다.


결국 선수들은 심각한 잔디 상태로 인해 제대로 된 볼 컨트롤을 하지 못했다. 물론 선수들의 기본기가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이들이 보인 엉망진창 경기력에 잔디가 한몫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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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 상태가 최악이다 보니 이색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전반전이 끝나자 보수 요원들이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잔디를 메우기 시작한 것.


축구 인프라가 열악한 나라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이색 풍경에 당시 경기장에 있던 팬들은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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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서울 월드컵 경기장은 잔디 상태를 놓고 늘 말이 많았다.


기성용이 "잔디 때문에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축구하는 게 가장 싫다"고 말한 바 있으며, 신태용 감독도 이란 전을 앞두고 엉망인 잔디 상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었다.


하지만 매번 문제만 제기됐을 뿐 달라진 것은 전혀 없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내 최고의 경기장이라고 불리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번 '잔디 참사'는 한국 축구 인프라 수준이 얼마나 떨어지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또한 국민들이 낸 세금이 허투루 쓰인다는 것을 보여준 최고의 사례였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는 발전은 고사하고 발이 푹푹 빠지는 서울 월드컵 경기장 잔디 같은 '방황의 늪'에 빠져 오랜 시간 표류하게 될 것이다.


인사이트연합뉴스


한편 대표팀은 오늘 1일 우즈베키스탄으로 출국해 5일 자정 최종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대표팀은 '경우의 수'를 따질 필요 없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하며, 비길 경우 이란과 시리아의 경기 결과에 따라 본선 진출이 결정된다. 만약 패배할 경우 본선 직행은 좌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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