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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의 로맨틱한 러브레터 공개 (사진)

이중섭, 박수근, 이상, 마를린 먼로​의 로맨틱한 사연이 담긴 러브레터를 한 데 모았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은 어떤 러브레터를 주고받았을까?

 via love letter


사랑하는 연인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써본 지 오래 된 사람이라면 올 연말에는 손수 쓴 편지 한장 어떨까? 

 

LTE급으로 흘러가는 시대에 손편지는 옛말이 되었지만 쓸 때의 두근거림과 기다림의 아픔을 겪어 본 사람은 손편지가 주는 낭만적 순간을 기억할 것이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도 사랑하는 연인들과 손편지를 주고 받았다. 이중섭, 박수근, 이상, 마를린 먼로의 로맨틱한 사연이 담긴 러브레터를 한 데 모았다. 

 

1. 화가 이중섭

  

via naver
  

"나만의 남덕 천사여, 나 이중섭은 더욱 더 열심히 힘차게 커 갈 것이오. 꼭! 화가 이중섭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내 남덕을 행복하게 해 줄 것이오. 자신이 만만하오. 나는 당신과 선량한 세상의 모든 이들을 위하여 진실되고, 새로운 작품하기를 이어갈 것이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의 아네. 남덕 천사여, 만세."

 

부인을 천사로 부르는 이중섭의 아내 사랑이 돋보인다. 일본어로 쓰여진 편지에 직접 그림까지 그려넣었다. 

 

이중섭은 일본인 아내와 결혼해 두 아들을 두었다. 생활고 때문에 부인은 일본으로 건너가고 한국에 혼자 남은 이중섭은 틈틈이 편지로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감 넘치는 편지 내용과는 달리 가난으로 고생하던 이중섭은 끝내 아내를 만나지 못하고 죽었다.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이중섭 박물관에 가면 이중섭이 쓴 다른 편지도 만나볼 수 있다.  

 

2. 화가 박수근

 


  

“실례인 줄 알면서도 이 편지를 보내오니 용서하시고 끝까지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중략) 일전에 당신이 우리 어머니와 빨래하러 같이 갔을 때 어머니 점심을 가져간다는 핑계로 빨래터에 가서 당신을 자세히 보고 아내로 맞아들이려고 마음으로 결정했습니다. 나는 그림그리는 사람입니다. 재산이라곤 붓과 팔레트밖에 없습니다. 당신이 만일 승낙하셔서 나와 결혼해 주신다면 물질적으로는 고생이 되겠으나 정신적으론 당신을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해드릴 자신이 있습니다. 나는 훌륭한 화가가 되고 당신은 훌륭한 화가의 아내가 되어 주시지 않겠습니까?

 

귀여운 당신을 아내로 맞이한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겠습니다. 내가 이제까지 꿈꾸어 오던 내 아내에 대한 여성상은 당신같이 소박하고 순진하고 고전미를 지닌 여성이었는데 당신을 꼭 나의 배필로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으로 믿고 싶습니다. 나는 나혼자 당신을 모델로 그림을 그려보기도 합니다. 나의 이 숨김없는 고백을 들으시고, 당신도 당신의 심정을 솔직히 적어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답장을 기다리겠습니다.”

 

박수근의 연애편지에 그의 성격과 인품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박수근은 김복순에 첫눈에 반해 결혼을 결심하지만 김복순의 아버지는 가난 때문에 그를 반대했다. 결혼 후에 두 사람은 더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고, 생활비 마련을 비해 그림을 헐값으로 팔아야만 했다. 가난한 화가 박수근의 그림은 현재 42억을 호가한다.

 

두 사람의 사랑은 가난 속에서도 흔들림이 없었고, 죽는 순간까지 박수근은 아내 사랑이 지극했다고 전해진다. 

 

박수근 미술관에서 박수근이 보낸 연애편지를 확인할 수 있다.  

 

3. 시인 이상

 


 

"정히야, 나는 이제 너를 떠나는 슬품을, 너를 니즐(잊을) 수 없어 얼마든지 참으려구 한다. 하지만 정히야, 이건 언제라도 조타.(좋다) 네가 백발일 때도 조코 래일이래도 조타. 만일 네 ‘마음’이 흐리고 어리석은 마음이 아니라 네 별보다도 더 또렷하고 하늘보다도 더 높은 네 아름다운 마음이 행여 날 찻거든 혹시 그러한 날이 오거든 너는 부듸 내게로 와다고-. 나는 진정 네가 조타. 웬일인지 모루겟다. 네 적은 입이 조코 목들미(목덜미)가 조코 볼다구니도 조타. 나는 이후 남은 세월을 정히야 너를 위해 네가 닷시 오기 위해 저 夜空(야공: 저녁하늘)의 별을 바라보듯 잠잠이 사러가련다.......”

 

다소 격정적인 내용의 편지다. 1935년 12월, 이상이 25살에 쓴 편지로 작가 최정희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간절한지 느껴진다. 

 

두 사람의 사랑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4. 마를린 먼로의 연인 조 디마지오

 


 

"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이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어떤 것도 상관치 않고 마음 깊은 곳에서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디마지오는 미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활약한 최고의 야구선수로 먼로의 첫번째 남편이었다.

 

디마지오는 이혼 후 다른 여자를 만나지 않고 먼로를 그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디마지오는 먼로가 1962년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숨진 후에도 20년 동안 묘지에 장미꽃을 보낸 일화로 유명하다.

  

이 편지는 최근  옥션 경매에 8700만원이라는 거액에 낙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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