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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앞둔 '응답하라 1988'이 우리에게 남긴 것들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응답하라 1988'이 지난 3개월 동안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via tvN '응답하라 1988'

 

드라마를 첫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 본 것이 참으로 오랜만이다.

 

그동안 사실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았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들은 온통 남녀 주인공 간의 사랑을 어떻게든 그려내고자 바빴기 때문이다.

 

반면 '응답하라 1988'(응팔)은 '덕선이 남편' 찾기라는 남녀 주인공 사랑을 필두로 그 안에 얽힌 우리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 부담없이 볼 수 있었다.

 

시대적 배경은 1988년이었지만 '응팔'이 세대를 뛰어넘어 전 연령층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우리들의 삶'을 그려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via tvN '응답하라 1988'

 

'언니와 같은 달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언니 생일에 맞춰 생일을 앞당겨 보내야만 했던 둘째 딸 덕선이(혜리)의 서러움 폭발은 대한민국에서 '둘째'로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사법고시 공부하러 고시원에 들어가는 첫째 딸 보라(류혜영)에게 약봉지를 챙겨주며 걱정하는 아빠 성동일의 모습은 '아빠'라는 이름이 얼마나 큰 존재인지 생각해보게 했다.

 

쌀쌀하게 맞이하는 아들 정환이에게 서운하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는 엄마 라미란과 대국을 앞둔 아들 택이에게 방해라도 될까 TV 소리도 크게 틀지 못하는 아빠 최무성의 모습은 당연하다고만 생각했던 바로 우리 '부모님들의 모습'이기도 했다.

 

그렇게 우리는 '응팔'에 울고, 웃으면서 지난 3개월 동안 행복할 수 있었고 작지만 크나큰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via tvN '응답하라 1988'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겨놓고 있는 '응팔'이 우리에게 남긴 것은 어쩌면 단순한 남녀 주인공의 사랑이 아닌 가족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또는 우정), 이웃 간의 사랑, 형제·자매간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매일 언니에게 머리채 뜯기면서 싸우던 덕선이가 언니 고시방을 보고 눈물을 펑펑 흘렸던 것처럼, 택이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쌍문동 5인방이 한자리에 모인​ 것처럼 우린 정말 서로를 사랑했고, 또 아껴왔었다는 사실을 되새겨보게 했다. 

 

'응팔'이 끝나면 '쌍문동 주민들'의 왁자지껄하고 정겨운 목소리가 한동안 그리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