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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전문가 "故 종현 유서,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절규'였다"

과거 걸그룹으로 활동했던 한 심리전문가가 샤이니 종현이 남긴 유서를 분석하며 "문장마다 '절규'였다"고 언급했다.

인사이트SM엔터테인먼트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샤이니 종현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과거 걸그룹으로 가요계에서 활동했던 심리전문가가 종현의 유서를 분석했다.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박상희 샤론정신건강연구소장이 출연해 종현이 생전 세상에 남긴 유서에 관해 이야기했다.


박 소장은 과거 1990년대 우리나라 가요계 '1세대' 걸그룹 중 하나인 'SOS' 출신이다.


이날 그는 "유서를 보고 종현 씨가 제 근처에서 절규하는 것처럼 문장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입을 열었다.


박 소장은 "얼마나 절망을 느꼈고 호소하고 싶었고 절규하고 싶었는지 유서에서 절절히 느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이어 박 소장은 이미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입지에 섰던 종현이 가졌을 고통에 대해 언급했다.


연예계 톱스타로 성공했다고 해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끝없이 경쟁해야 한다는 압박이 심했을 것이라고 그는 추측했다.


또한 사람들의 높은 기대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예인에게 돌아오는 혹독한 질책에 대해 설명했다.


박 소장은 특히 "연예인은 보여줘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내 얘기'를 할 수 없는 직업"이라며 "이게 결국 우울증에 빠지는 큰 이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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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현이 왜 우울증에 빠졌을까"라는 질문에는 "그 정답은 알 수가 없다"면서 "우울증은 병이고, 이건 환경이나 경험 등의 외부요인에서 올 수도 있지만 유전적인 문제에서 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덧붙여 "병이기 때문에 조금 더 인내를 가지고 나으려고 하면 나을 수 있는 병인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종현은 지난 18일 오후 6시 10분께 강남구 청담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건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다음은 샤이니 종현이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유서 전문이다.


난 속에서부터 고장났다.

천천히 날 갉아먹던 우울은 결국 날 집어삼켰고 난 그걸 이길 수 없었다.

나는 날 미워했다. 끊기는 기억을 붙들고 아무리 정신차리라고 소리쳐봐도 답은 없었다.

막히는 숨을 틔어줄 수 없다면 차라리 멈추는게 나아.

날 책임질 수 있는건 누구인지 물었다.

너뿐이야.

난 오롯이 혼자였다.

끝낸다는 말은 쉽다.

끝내기는 어렵다.

그 어려움에 여지껏 살았다.

도망치고 싶은거라 했다.

맞아. 난 도망치고 싶었어.

나에게서.

너에게서.

거기 누구냐고 물었다. 나라고 했다. 또 나라고 했다. 그리고 또 나라고했다.

왜 자꾸만 기억을 잃냐 했다. 성격 탓이란다. 그렇군요. 결국엔 다 내탓이군요.

눈치채주길 바랬지만 아무도 몰랐다. 날 만난적 없으니 내가 있는지도 모르는게 당연해.

왜 사느냐 물었다. 그냥. 그냥. 다들 그냥 산단다.

왜 죽으냐 물으면 지쳤다 하겠다.

시달리고 고민했다. 지겨운 통증들을 환희로 바꾸는 법은 배운 적도 없었다.

통증은 통증일 뿐이다.

그러지 말라고 날 다그쳤다.

왜요? 난 왜 내 마음대로 끝도 못맺게 해요?

왜 아픈지를 찾으라 했다.

너무 잘 알고있다. 난 나 때문에 아프다. 전부 다 내 탓이고 내가 못나서야.

선생님 이말이 듣고싶었나요?

아뇨. 난 잘못한게 없어요.

조근한 목소리로 내성격을 탓할때 의사 참 쉽다 생각했다.

왜 이렇게까지 아픈지 신기한 노릇이다.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나보다 약한 사람들도 잘만 살던데. 아닌가보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나보다 힘든 사람은 없고 나보다 약한 사람은 없다.

그래도 살으라고 했다.

왜 그래야하는지 수백번 물어봐도 날위해서는 아니다. 널위해서다.

날 위하고 싶었다.

제발 모르는 소리 좀 하지 말아요.

왜 힘든지를 찾으라니. 몇번이나 얘기해 줬잖아. 왜 내가 힘든지. 그걸로는 이만큼 힘들면 안돼는거야? 더 구체적인 드라마가 있어야 하는거야? 좀 더 사연이 있었으면 하는 거야?

이미 이야기했잖아. 혹시 흘려들은 거 아니야? 이겨낼 수있는건 흉터로 남지 않아.

세상과 부딪히는 건 내 몫이 아니었나봐.

세상에 알려지는 건 내 삶이 아니었나봐.

다 그래서 힘든 거더라. 부딪혀서, 알려져서 힘들더라. 왜 그걸 택했을까. 웃긴 일이다.

지금껏 버티고 있었던게 용하지.

무슨 말을 더해. 그냥 수고했다고 해줘.

이만하면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해줘.

웃지는 못하더라도 탓하며 보내진 말아줘.

수고했어.

정말 고생했어.

안녕.


데뷔 초 10대 종현 "28세엔 멋진 아티스트가 되길 원해요"데뷔 초부터 남다른 음악적 신념을 드러낸 故 종현의 모습이 재조명됐다.


故 종현 추모하려 칠레 한국대사관 앞을 가득 채운 해외 팬들 (영상)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故 종현을 추모하기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황효정 기자 hyojung@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