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올해 1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오면서 시장의 시선이 자회사 지누스에게 다시 향하고 있다.
백화점 부문이 패션 매출 회복과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음에도, 지누스 부진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증권가는 현대백화점의 하반기 실적 회복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그 근거는 지누스의 반등이 아니라, 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의 개선이다.
실적을 끌어내리는 핵심 요인은 그대로인 상황에서 회복 논리가 이를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 현상. 이는 자연스럽게 '문제의 근원에 왜 직접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않는가'라는 의문을 낳는다.
지누스의 부진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미국 시장과 특정 유통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구조는 외부 환경 변화에 취약하고, 가격 인상 시 수요가 급감하는 흐름은 브랜드 경쟁력보다 가격 경쟁에 기대온 한계를 드러낸다. 단기 반등보다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런데도 현대백화점이 지누스를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배경은 분명하다.
우선 약 9000억 원에 달하는 인수 비용이 걸려 있다. 이를 매각할 경우 손실을 즉시 확정해야 하는데, 이는 곧 투자 실패를 공식화하는 선택이 된다. 재무적 부담뿐 아니라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이다.
현실적인 제약도 있다. 현재 실적과 업황을 감안하면 적절한 인수자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시 말해 '팔고 싶어도 팔기 어려운 자산'이 된 셈이다.
전략적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지누스는 단순한 자회사가 아니라, 백화점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한 '리빙·글로벌 확장'의 핵심 축으로 인수됐다.
이런 조건 속에서 현대백화점이 선택한 방식은 명확하다. 지누스를 당장 정리하기보다, 본업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시간을 벌겠다는 전략이다. 백화점의 견조한 수익성과 면세점의 점진적 회복을 통해 전체 실적을 방어하고, 그 사이 지누스의 개선 여지를 기다리는 구조다.
실제로 지누스의 부진은 백화점의 막대한 이익 증가 폭이 때우고 있어 자회사 부담으로 인한 부분은 상당 부분 상쇄하고 있다.
다만 지누스의 적자는 일시적 비용 증가와 업항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점에서, 효율화 작업 및 기저 부담 완화에 따른 개선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있는 상태다.
지누스의 구조적 개선까지 시간을 확보하겠다는 현대백화점의 선택은 일종의 전략이 될 수도 있겠지만, 지누스의 실적 변동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기업가치 재평가 속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