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깊이 잠든 새벽 4시 3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의 한 주택에서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화재가 발생했다. 하지만 이 집의 3살 난 반려견 필모어(Fillmore)의 기지 덕분에 일가족이 목숨을 건졌다.
오렌지 카운티 소방국(OCFA)은 공식 SNS를 통해 차고에서 발생한 화재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가족을 깨워 탈출시킨 필모어의 사연을 전하며 찬사를 보냈다.
당시 상황은 긴박했다. 필모어는 차고에서 불길이 치솟는 것을 감지하자마자 평소와 다르게 거칠고 집요하게 짖어대기 시작했다.
이 소리에 잠에서 깬 주인 톰 달리스(Tom Dalis)는 처음엔 이웃집에 불이 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밖을 확인한 순간 그는 경악했다. 불길이 뿜어져 나오는 곳은 다름 아닌 자신의 집 차고였고, 화마는 이미 주거 공간 근처까지 바짝 다가온 상태였다.
달리스는 즉시 아내와 90세의 장모를 깨워 안전하게 집 밖으로 대피시켰다. 가족들은 소방대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정원용 호스를 이용해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방어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하며 인근 주택으로 불이 옮겨붙는 것을 막아냈다.
달리스는 사고 후 인터뷰에서 "필모어가 우리를 깨우지 않았다면 집은 물론이고 우리 가족 모두의 생명이 위험했을 것"이라며 "필모어는 집과 우리 삶을 구한 진정한 영웅"이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필모어는 독일에서 사냥개로 개량된 '저먼 쇼트헤어드 포인터(German Shorthaired Pointer)' 종으로, 사냥개 특유의 예민한 감각과 영리함이 이번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으로 보인다.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대원들은 현장을 떠나기 전 영웅견 필모어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소방 관계자는 필모어의 용감한 행동을 칭찬하며 "필모어는 훈장을 받을 자격이 충분하다"고 농담 섞인 경의를 표했다. 현재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며, 전기 결함으로 인한 발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