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나란히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습니다. 삼성전자는 26만원, SK하이닉스는 150만원입니다. 두 종목 모두 현재 주가보다 큰 폭의 상승 여력을 전제로 한 전망입니다.
28일 SK증권은 이날 발간한 리서치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53% 올린 26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 SK하이닉스 목표주가 역시 150만원으로 50% 상향 조정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두 기업 모두 메모리 반도체 업황을 실적 개선의 핵심 변수로 꼽았습니다.
제시된 실적 전망은 기존 시장 예상치보다 한층 공격적인 수준입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을 180조원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가운데 반도체(DS) 부문이 160조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세트 사업(DX)의 기여도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했습니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2026년 영업이익을 147조원으로 전망했는데, 사실상 대부분이 메모리 사업에서 발생할 것으로 봤습니다. 두 회사 모두 실적이 메모리 업황에 크게 좌우되는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의 출발점은 메모리 가격입니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2026년 DRAM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년 대비 111%, NAND는 87% 상승할 것으로 가정했습니다. SK하이닉스 역시 DRAM 71%, NAND 83% 상승을 전제로 실적을 산출했습니다. 가격 상승과 출하량 증가가 동시에 나타난다는 가정입니다.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산업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담겼습니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이 장기공급계약을 기반으로 한 선수주·후증설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며 "과거처럼 경기 변동에 따라 급등락하는 전통적인 시클리컬 산업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수요는 구조적으로 늘어나는 반면, 설비투자는 제한돼 공급 제약이 상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인식 변화는 밸류에이션에도 반영됐습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는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목표 주가수익비율(PER) 13배를 적용해 산출했습니다. 이는 과거 삼성전자의 고점 구간에 적용되던 PER 수준에 근접한 수치입니다. SK하이닉스도 2026년 EPS에 PER 9배를 적용했으며, 글로벌 경쟁사 대비 할인율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 SK증권은 설명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제시된 숫자보다 전제 조건이 더 중요하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전망은 단순한 실적 상향이라기보다 메모리 산업을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관점 변화가 핵심"이라며 "가격 상승과 공급 제약이 동시에 유지돼야 성립하는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외 사업부의 기여도가 낮게 설정됐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부문은 적자 폭이 줄어드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봤고,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 역시 이익 전망이 오히려 낮아졌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흔들릴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현금흐름 전망도 눈길을 끕니다. 두 회사 모두 대규모 이익 누적으로 현금이 빠르게 쌓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배당성향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습니다. 자사주 매입이나 투자,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선택지를 염두에 둔 구조로 해석됩니다.
이번 전망은 '파격적'이지만 신중하게 봐야할 부분이 분명하게 남아 있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보고서 가정만큼 오르지 않을 경우 목표주가는 곧바로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AI 서버를 중심으로 한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경우, 업황에 대한 기존 시각은 더 '파격적'이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