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과 캄보디아 간 국경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내에서도 양국 국민 간 충돌 사건이 발생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태국 매체 네이션TV는 전남 목포의 한 노래방에서 캄보디아인 무리가 태국인들을 집단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건 당시 상황을 살펴보면, 15~20명 규모의 캄보디아인 집단이 노래방에서 태국인 4명을 발견하고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 태국인들이 한국어로 "태국 사람"이라고 답변하자, 캄보디아인들은 즉시 폭력을 행사했다고 전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태국인 2명이 맥주병 등에 머리를 맞아 부상을 입었으며, 노래방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가해자들인 캄보디아인들은 사건 직후 현장에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를 당한 태국인들은 모두 E-7 취업 비자 소지자들로 확인됐습니다. 이 비자는 IT 엔지니어, 셰프, 통역사, 디자이너 등 전문 기술을 보유한 외국인 숙련 노동자들에게 발급되는 것입니다.
해당 사건은 한국 거주 태국인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처음 알려졌으며, 이후 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강한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다만 정확한 사건 발생 날짜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주대한민국 태국 대사관은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 내 태국인들에게 "캄보디아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갈 때, 특히 야간에 주의하라"고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목포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한국 내 충돌 사건은 태국과 캄보디아 간 무력 분쟁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양국은 지난 5월 소규모 교전을 시작으로 7월에는 닷새간 본격적인 무력 충돌을 벌였습니다. 당시 양측에서 4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30만 명이 넘는 피란민이 생겨났습니다.
지난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휴전 협정이 체결됐지만, 지난달 10일 태국 시사껫주 국경 지대에서 지뢰 폭발로 태국 군인이 부상당하자 태국 정부는 휴전 협정 불이행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7일부터 재개된 국경 교전으로 11일 현재까지 양국에서 2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전투 지역도 초기 일부 국경 지역에서 양국 5개 주로 확대됐으며, 지상뿐만 아니라 공중과 해상에서도 전투가 벌어지는 등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907년 프랑스가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처음 측량한 817㎞ 길이의 국경선 중 경계가 확정되지 않은 지점을 놓고 100년이 넘도록 영유권 분쟁을 이어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