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토)

"불이 안 꺼진다" 신고했지만 소방대원이 '오판'... 80대 할머니, 숨져

전북 김제시에서 80대 노인이 화재 발생을 알렸지만 119 상황실의 잘못된 판단으로 출동이 지연되면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지난 11일 전북자치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앞서 6일 오전 12시41분쯤 김제시 한 주택에 설치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장치인 화재감지기를 통한 긴급 호출이 119에 접수되었습니다.


119상황실 근무자는 거주자 A씨에게 즉시 전화를 걸어 상황을 파악했습니다. A씨는 전화 통화에서 "불이 안 꺼진다", "지금 무슨 소리가 난다", "캄캄해서 큰일 났다"고 상황을 전달했습니다. 당시 근무자는 이를 화재가 아닌 화재감지기의 불빛으로 잘못 해석하여 출동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사진=전북자치도소방본부


응급 호출을 함께 접수한 보건복지부에서도 소방 당국에 출동 여부를 확인했지만, 상황실 근무자는 감지기 오작동 가능성만을 언급하며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12분이 지난 12시53분쯤 이웃 주민의 "불이 났다"는 신고가 다시 접수되고 나서야 소방대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화재는 가장 거센 최성기에 도달한 상태였고, 오전 2시9분쯤에서야 진화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A씨는 결국 주택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진 후 전북자치도소방본부는 "신고 접수 과정에서 잘못된 판단과 안일한 처리로 신속한 출동이 지연되었다"고 인정했습니다. 또한 "실제 관계를 면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소방본부는 "119 신고 접수 시 정확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신고 접수자 1인의 판단이 아닌 교차 확인을 통해 신고내용을 상호 판단하는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