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영역 출제를 둘러싼 논란이 결국 평가원장 사임으로 이어졌습니다. 절대평가 취지를 살리지 못한 출제가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큰 혼란을 줬다는 점에서, 평가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 요구도 커질 전망입니다.
10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승걸 원장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출제와 관련해 책임을 지고 금일 평가원장직을 사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오 원장은 영어 영역 출제가 애초 절대평가의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심려를 끼치고, 입시에 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영어 영역은 상대평가였던 시절의 과도한 경쟁과 변별력 논란을 완화하겠다며 절대평가로 전환된 영역입니다. 그러나 이번 수능에서는 출제 기조와 난도가 절대평가의 취지와 다르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성적 결과가 실제 입시 현장에서 또 다른 혼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습니다. 평가원장 사임은 이러한 비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입니다.
평가원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출제 시스템 전반을 손보겠다는 입장도 함께 내놨습니다. 평가원은 "금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계기로 출제 전 과정에 대한 검토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며 "향후 수능 문제가 안정적으로 출제돼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능 출제기관 수장이 출제 논란을 이유로 사임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단순한 일부 문항의 난이도 조정을 넘어, 절대평가의 본래 취지·입시 제도와의 정합성·수험생 학습 환경까지 포괄하는 구조적 논의 없이 부분적인 보완에 그쳐 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는 대목입니다.
교육계에서는 이번 사임이 단순히 "책임을 지는 제스처"에 그칠지, 아니면 영어 절대평가를 포함한 수능 체계 전반의 손질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이미 치러진 시험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같은 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출제 기준과 검증 절차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