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년 북중미 월드컵에서 모든 경기에 수분 공급 휴식 시간을 의무화한다고 9일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선수들의 안전과 컨디션 관리를 위한 전례 없는 결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FIFA는 캐나다, 미국, 멕시코에서 공동 개최되는 내년 월드컵의 모든 경기에서 전·후반 각각 3분씩의 수분 공급 휴식을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제도는 날씨 조건이나 기온, 경기장 위치, 지붕 설치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경기에 적용됩니다.
주심은 전·후반 각각 22분 시점에서 경기를 일시 중단하고, 선수들에게 3분간의 수분 보충 시간을 제공합니다.
다만 전·후반 20분이나 21분경에 부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심 판단에 따라 휴식 시간을 조정할 수 있습니다.
FIFA는 선수들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올해 FIFA 클럽 월드컵을 비롯한 이전 대회에서 사용했던 제도를 더욱 간소화하고 단순화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올해 6∼7월 미국에서 개최된 FIFA 클럽 월드컵에서는 기온이 섭씨 32도를 넘어 30분 이상 지속될 때만 '쿨링 브레이크'라 불리는 수분 공급 휴식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내년 월드컵에서는 이러한 조건 없이 모든 경기에 적용됩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내년 6∼7월에 열리는 월드컵은 고온뿐만 아니라 산불, 심지어 허리케인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축구 관련 단체들의 보고서에서는 북중미 월드컵 경기장 16곳 중 10곳이 극심한 열 스트레스 조건에 노출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올해 클럽 월드컵에서도 무더위 속 경기 진행으로 선수와 감독들의 불만이 제기됐습니다. 이에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은 최근 북중미 월드컵에서 고온 위험 때문에 경기 중 교체 선수들을 라커룸에 대기시킬 수도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FIFA는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내년 월드컵에서 세 차례의 개회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2026년 6월 12일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 경기(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를 시작으로, 6월 13일 캐나다 토론토(캐나다-유럽 플레이오프 A그룹 승자)와 미국 로스앤젤레스(미국-파라과이)에서도 각각 개회식이 진행됩니다.
또한 2026년 7월 20일 미국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는 전통적인 폐회식과 함께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하프타임 쇼를 개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