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경찰관이 다이얼 버튼 소리만 들리는 신고 전화를 받고도 지나치지 않고 기지를 발휘해 불법 촬영 피해자를 구한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지난 4일 부산진경찰서는 앞서 2일 오전 8시쯤 서면지구대 김모 순경이 특별한 대응으로 위기 상황에 처한 시민을 구조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부산경찰청 상황실로부터 '다이얼 버튼 소리만 들리니 전화로 확인해달라'는 지령을 받은 서면지구대 소속 김 순경은 신고자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신고자의 전화에서는 여전히 다이얼 버튼을 누르는 소리만 계속 들려왔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장난 전화로 처리할 수도 있었지만, 김 순경은 달랐습니다. 그는 신고자가 말을 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직감했습니다.
김 순경은 창의적인 소통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제가 질문할 테니 맞으면 다이얼 버튼을 2번, 틀리면 1번 눌러달라"고 제안한 것입니다. 이어 "긴급 상황인가요?", "남자가 옆에 있나요?", "모텔인가요?" 등의 핵심적인 질문들을 차례로 던졌습니다.
신고자는 모든 질문에 다이얼 버튼을 2번씩 눌러 응답했습니다. 이는 모든 질문이 맞다는 의미였고, 김 순경의 판단이 정확했음을 보여주는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구조 작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일대를 수색했지만 정확한 장소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김 순경은 또 다른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신고자에게 '휴대전화 문자로도 112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알리며 해당 모텔의 주소와 호실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이 방법이 효과를 발휘했습니다. 경찰은 신고자가 보낸 정확한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현장에 도착해 피해자를 안전하게 구조했습니다. 동시에 불법카메라 촬영 혐의자도 현장에서 검거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서수진 부산진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장은 "신고자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인 대응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경찰관의 순간적인 판단력과 창의적 사고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