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 만점자가 5명에 그치는 등 역대급 불수능이라는 평가를 받는 가운데,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가 2년 연속 수능 만점자를 배출했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두는 것은 드문 일로, 교육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광남고 3학년 왕정건 학생은 이번 2026학년도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왕 학생은 광남중학교 시절부터 최상위 성적을 유지해왔으며,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 대신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광남고를 선택했습니다. 일반고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어 면학 분위기가 좋았고, 등하교 시간을 줄여 그 시간에 공부하는 게 낫다고 생각기 때문입니다.
왕 학생의 학습 패턴은 체계적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보다 일찍 등교해 홀로 1~2시간씩 자습했으며, 때로는 아침 6시에 학교에 와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는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공부했고, 일주일에 2~3일 정도 학원에 다닐 때도 학원 수업 후 다시 학교로 돌아와 자습했습니다. 이런 꾸준한 노력으로 고등학교 3년간 전교 1등을 거의 놓치지 않았습니다.
특히 왕 학생은 지난 8월 건강 문제로 큰 수술을 받고 한 달간 입원했을 때도 학습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습니다. '공부를 놓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 1시간씩은 병상에서도 공부를 했습니다.
왕 학생은 "시험이 어려워서 만점이 나올 줄은 몰랐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평소 잠을 충분히 자고, 깨어 있는 시간에 집중한 결과 좋은 성적을 거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왕 학생은 현재 수시 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등 의대 6곳에 지원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는 "의대에 가면 응급의학과를 전공하겠다"며 "국제 봉사를 가기 전에는 강원도의 접경 지역 같은 의료 취약지에서 근무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습니다.
광남고는 매해 뛰어난 대입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서울·연세·고려대와 의학 계열(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합격자(재수생 포함)가 2023학년도 60명, 2024학년도 72명, 2025학년도 61명씩 나왔습니다.
이처럼 우수한 대입 결과를 내는 요인으로는 우수한 교육 환경과 교사들의 노력이 꼽힙니다. 학교 자습실은 밤 12시까지 개방됩니다. 교사들은 오후 9시까지, 이후에는 광남고 출신 대학생들이 감독을 맡아 학습 환경을 관리합니다.
최재일 교장은 "학교는 학생들이 원하는 시간까지 공부할 수 있도록 교육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교육 철학을 전했습니다.
또한 광남고는 학생들의 수시 경쟁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학기에는 '독서 토론', '수학·과학 융합 특강', '신문 기사 요약하고 생각 쓰기', '천문 관측' 등 총 17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활동들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록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에서 학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교육계에서는 광남고의 교육 모델이 다른 일반고에도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