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동남아 '3대 마약왕' 아들 "마약인 줄 모르고 운반"... 법원은 무죄

'동남아시아 3대 마약왕'으로 악명을 떨친 마약 조직의 총책이 징역 25년 중형을 최종 확정받았습니다.


반면 마약 운반에 가담한 그의 아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지난 2일 법조계는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김 모씨에 대해 징역 25년과 80시간의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이수, 약 7억원 추징을 명령한 원심 판결을 최근 확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의 아들 역시 향정 방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가 최종 확정됐습니다.


'사라 김'으로 활동한 김씨는 동남아 3대 마약왕 중 마지막으로 체포된 유통 총책으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베트남에 거주하며 국내 마약 공급망을 운영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김씨는 트위터와 텀블러 등 소셜미디어에 마약류 판매 광고를 게재한 후 텔레그램을 통해 국내 공급책들과 거래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필로폰과 합성 대마 등을 판매하거나 직접 투약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김씨는 '필리핀 사탕수수밭 살인사건'의 주범이자 '전세계'로 불린 박왕열 씨(47)와 탈북자 출신 마약 유통책 최정옥 씨(38)에게 마약을 공급한 동남아 마약 밀수의 최상선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의 아들은 2021년 3월 아버지로부터 '수입 물품 배달을 위해 배송대금을 무통장 입금하라'는 지시를 받고 운송비 39만원을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해 송금했습니다.


이로 인해 시가 5412만원 상당의 액상 필로폰 808.96g이 담긴 우편물 박스가 항공특송화물로 국내에 반입됐습니다.


1심 법원은 김씨에게 징역 25년을, 그의 아들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김씨가 상선으로서 범행을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벌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서는 1심과 동일한 형량을 유지했지만, 아들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마약 우편물의 국내 반입 이전에 아들이 아버지나 다른 공범들과 마약 수입에 관해 전화, 문자, 텔레그램 등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심 재판부는 "당시 아들은 불과 20살의 나이로 아버지와의 교류가 많지 않았고 사회 경험 부족으로 아버지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김씨가 베트남에서 마약 관련 범행에 종사하고 있음을 인식했다고 하더라도 포괄적인 의심만으로는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며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