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차에 전 연인 시신 싣고 정상 출근... '청주 실종여성' 살해범의 충격 행적

청주에서 발생한 실종 여성 살인사건의 피의자가 전 연인을 살해한 후 시신을 차량에 싣고 하루 종일 태연하게 회사 업무를 본 행적이 드러났습니다.


54세 김모씨는 범행 후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정상적인 일상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일 충북경찰청은 A씨 실종 당일인 지난 10월 14일부터 김씨가 검거되기까지 약 44일간의 상세한 행적을 공개했습니다.


충북 청주 50대 여성 실종자의 SUV차량이 지난 26일 충주호에서 인양되고 있다. / 뉴스1


김씨는 이날 오후 6시 10분께 회사에서 귀가하는 A씨를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만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전 약속 없이 무작정 기다렸던 김씨는 A씨의 차량에 탑승해 진천군 문백면의 한 노상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두 사람은 주차장에 도착한 후 A씨의 SUV 안에서 이성 문제로 격렬한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격분한 김씨는 오후 9시에서 11시 사이 흉기로 A씨를 10여 차례 찔러 살해했습니다. 


김씨는 범행 직후부터 치밀한 증거 인멸 작업에 착수했습니다. 그는 A씨의 시신과 흉기를 차량에 실은 채 밤새 청주와 진천 일대를 돌아다녔습니다. 김씨는 초평저수지와 옥성저수지 등을 거쳐 다니며 범행에 사용한 흉기를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지만, 정확한 장소를 기억하지 못해 아직 흉기는 발견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다음 날 김씨는 흉기를 처분한 후 시신을 자신의 차량으로 옮겨 실었고, 날이 밝을 무렵 귀가해 옷만 갈아입고 곧바로 이 차량을 몰고 출근했습니다. 


김씨는 시신을 차에 싣고도 태연하게 자신이 운영하는 진천군 폐수처리업체로 향해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정상적으로 업무를 봤습니다.


오후 6시에서 8시 사이 퇴근한 김씨는 그 길로 음성군의 한 거래처로 향했습니다. 김씨는 이곳에서 마대에 담긴 A씨의 시신을 오폐수처리조 내 펌프에 밧줄로 묶어 유기했습니다.


범행 흔적이 남아있는 A씨의 SUV는 다음 날 자신의 거래처 2곳을 옮겨가며 천막으로 덮어 숨겨뒀습니다. 거래처 측에는 "자녀가 사고를 많이 치고 다녀서 빼앗았다. 잠시 맡아달라"고 거짓말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김씨는 44일간 완전범죄를 꾀했지만 경찰 수사망이 자신의 거래처로 좁혀오자 지난달 24일 충주호에 차량을 유기하다가 긴급체포됐습니다.


검거 초기 김씨는 "폭행한 사실은 있지만 살해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등 여러 증거를 제시하자 범행 일체를 자백했습니다.


경찰이 확보한 디지털 포렌식 자료에서 김씨는 A씨 실종 전부터 '살인을 왜 하나', '안 아프게 죽는 법' 등의 검색을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씨는 도로 CCTV 위치를 조회하거나 카카오톡 사용 시 위치 확인이 되는지도 미리 알아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김씨의 잔혹한 범행을 고려해 전날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했습니다. 또한 김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를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를 추가 조사한 후 조만간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