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이탈리아 신혼여행 중 '심정지 현지인' CPR로 살려 '영웅' 등극한 한국 해경

신혼여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양 경찰이 이탈리아 밀라노 두오모 광장에서 쓰러진 남성을 구해낸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1일 뉴스1에 따르면, 지난 11월 2일(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광장에서 신혼여행 중이던 해양경찰(간부후보 67기·경감) 윤제헌 씨(35)가 의식과 호흡 없이 쓰러져 있던 50대 남성을 발견하고 구조했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많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응급상황 앞에서 모두가 당황하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패키지 여행으로 밀라노를 방문한 윤 씨는 여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자칫 잘못 대처하면 곤란한 상황이 될 수도 있어 잠시 고민했지만,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주저 없이 행동에 나섰다고 합니다.


윤 씨는 인파를 헤치고 쓰러진 남성에게 다가가 즉시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습니다. 동시에 아내와 주변 사람들에게 구급차 호출을 요청했습니다.


윤 씨가 2~3분간 응급처치를 실시하는 동안 다행히 남성의 호흡이 돌아왔고, 곧이어 도착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될 수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두오모 광장에서 50대 남성을 구조하는 윤제헌 씨 / 뉴스1


윤 씨가 이처럼 신속하고 정확한 구호 조치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의 직업적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는 현재 국무조정실 안전환경정책관실 재난대응팀에 파견 근무 중으로, 사고와 재난 상황 등을 파악해 초동 대응 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이번 응급상황에서도 즉각적인 판단과 행동이 가능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공무원인 윤 씨의 아내 역시 이러한 응급상황의 심각성을 잘 이해하고 있어 남편의 구호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씨는 "해외 체류 중 우연히 마주한 상황에서 공무원으로서 당연한 조치를 했을 뿐"이라며 "대한민국 공무원 누구라도 그 상황이면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씨의 선행은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에도 전해져 지난달 28일 에밀리아 가토 대사로부터 직접 감사 인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윤 씨는 "개인의 미담으로 보기보다, 해외에서 공직자가 기본 역할을 수행한 사례라고 봐달라"며 "특별한 용기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윤 경감은 24시간 운영되는 재난대응팀 소속으로 주말·휴일·주야 구분 없이 업무에 투입되면서도 항상 밝고 적극적인 업무태도로 주변 동료들의 칭찬을 받아왔다"며 자랑스럽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