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순천 다이소 매장 '무릎 사과' 영상 확산... 다이소 본사가 밝힌 공식 입장

전남 순천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직원이 손님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갑질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 주의를 준 직원에게 손님이 폭언을 하며 무릎을 꿇게 한 사건으로, 누리꾼들의 분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다이소 측은 피해 직원에 대한 보호 조치를 약속했지만, 본사는 고객만족실의 답변이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21일 전남 순천의 한 다이소 매장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대학 커뮤니티 앱 '에브리타임'에 처음 올라온 후 각종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목격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다이소 유니폼을 입은 여직원이 매장 바닥에 무릎을 꿇고 고객에게 사과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아이들이 매장에서 뛰어다니자 직원이 "뛰면 위험해요"라고 주의를 준 것이었습니다.


목격자에 따르면 직원은 아이들의 안전을 걱정해 조심스럽게 제지했지만, 이를 본 아이 엄마가 갑자기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고 합니다.


영상 속에서 손님은 "제지는 엄마가 한다. 직원이 뭔데 손님한테 이래라저래라 하느냐"며 "일이나 하시지 계속 아이만 쳐다보고 있나"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이어 "그만 하시라. 고객센터에 컴플레인 걸어놨으니까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마라"라며 거센 항의를 이어갔습니다.


직원은 "여기는 굉장히 위험하잖아요"라고 설명하며 계속 사과했지만, 손님이 자리를 떠나려 하자 무릎을 꿇은 채 기어가듯 따라가며 거듭 사과하는 모습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목격자는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다 정적이 됐다"며 당시의 충격적인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직원은 아이 안전을 위해 그런 건데 고맙다고 하지 못할망정 저게 무슨 짓이냐", "서비스직이 화풀이 대상이냐", "업무방해, 모욕죄로 고소해야 한다"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특히 "아이가 뭘 보고 배우겠냐.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흡수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가"라며 교육적 측면에서도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다이소 고객만족실에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빗발쳤습니다. 이에 고객만족실 측은 "이미 본사에서도 상황을 인지해 전반적인 매장 서비스 점검 및 직원 보호 관련 부서를 통한 직원 케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피해 직원에게는 유급휴가와 전문 심리상담 지원, 필요시 업무 전환, 형사 고소 의지가 있을 경우 지원까지 약속드린다"며 강력한 보호 조치를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답변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하지만 27일 다이소 본사는 "고객만족실 답변이 다이소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이소 관계자는 "다이소의 공식 입장은 직원 케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다이소 측은 직원이 아이들을 제지한 것은 맞지만, 무릎을 꿇고 사과한 것은 이와는 별개의 일로 컴플레인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무릎을 꿇은 것은 직원 본인의 판단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고객이 컴플레인을 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온라인상에 퍼진 '딸뻘인 고객이 엄마뻘인 직원을 무릎 꿇게 했다'는 내용도 사실이 아니라며, "해당 고객과 직원은 연령대가 비슷하다"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해당 직원은 유급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사건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겪는 감정노동과 갑질 문제를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렸습니다. 특히 아이의 안전을 위한 정당한 주의가 갑질의 빌미가 된 상황에서, 서비스 노동자의 인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몇 천원짜리 사면서도 자기가 손님이니 왕이라는 본심은 숨길 수 없나보다", "직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며 제도적 개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이소 본사가 약속한 직원 보호 조치가 실제로 이행되어 악성 고객으로부터 서비스 노동자의 인권을 지키는 중요한 선례가 될지 주목됩니다.